공매도에 한 맺힌 개미, 금감원장 앞에서 증권사와 정면 충돌
공매도에 한 맺힌 개미, 금감원장 앞에서 증권사와 정면 충돌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3.1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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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거래소 공동 주최 ‘공매도 토론회’
박순혁·정의정 등 LP 시장교란 의혹 제기
신한證 ”공매도 개선안 나오면 채택할 것”
금감원장 ”의혹점검 통해 투자자 신뢰회복”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동 주관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공매도 토론회에서 개인투자자들과 증권업계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공매도 금지를 주장하는 개인투자자들은 13일 열린 공매도 토론회에서 유동성공급자(LP) 시장교란 의혹, 특정 증권사 불법 논란 등 시장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쏟아냈다. 

금감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원장에게 상장지수펀드(ETF) LP인 증권사가 불법 공매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조사해달라고 주장했다.

일명 배터리아저씨라 불리는 박순혁 작가는 ”불법은 토론의 대상이 아니고 금감원의 조사와 검탈의 조사와 법적 처벌이 따라야 하는 대상”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박 작가는 ”시장조성자(MM)나 LP에 대해 불법 공매도 관련 의혹이 생기는 이유는 그들에 대한 불법성과 부당성, 편파성이 있는지 의심되기 때문”이라며 ”이 사안이 토론의 주제가 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LP 제도 자체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LP의 공매도는 장점도 있지만 폐해가 더 크다”며 ”LP가 기존 공매도 손실을 줄여주는 방패 역할과 시세조종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아직도 지지부진한데, 여기에도 공매도가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한다”고 주장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동 주관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석규 기자

정면으로 공격받은 증권업계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며 공매도와 LP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병훈 NH투자증권 패시브솔루션부문장은 ”ETF 투자자가 매수, 매도할 때 헤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LP가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주식 차입 공매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LP는 투자자가 좋은 가격에 ETF을 매도할 수 있도록 차입 공매도를 하는 만큼 이 제도는 금지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도 LP에 대해 점검이 있었으나 이와 관련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도 ”ETF는 적정가치에 사고 싶은, 실제가치에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유동성 공급이 빠지면 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 거래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 ETF 상품성이 훼손된다”고 설명했다.

박순혁 작가도 지지않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작가는 ”시장조성자(MM), LP 불법성에 대해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MM, LP가 수동적으로 가격을 쫓아가야 하는 입장”이라며 ”공매도 호가를 내놓을 때 어떤 호가에 내놓을지 협의해서 자산운용사 지시에 따라 호가를 내기 때문에 운용사가 2차전지 공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으면 호가를 더 낮게 내고 주가를 교란한다는 점을 누차 지적하고 그 부분을 조사해달라는 것이다”고 금감원에 요청했다.

정 대표는 ”신한투자증권은 '공매도 특화 증권사'라고 불리고 있다”며 신한투자증권의 직접전용주문(DMA)을 통해 고빈도 단타 대량 거래와 무차입 공매도가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임태훈 국제영업본부장과 남궁태형 준법감시인이 출석해 해명에 나섰다.

임태훈 신한투자증권 국제영업본부장은 “회사가 오해를 받는 주요 원인은 물량이 업권 내 수익권이기 때문에 오인받는 것 같으나 데이터를 보면 전체 공매도 대금이 전체 물량 대비 2.3%로 전체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비율이 4%가 넘는 것에 비하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해명했다.

임 본부장은 “현행 기준으로는 최선의 전산 시스템과 컴플라이언스를 지키며 수탁하고 있지만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조사에 협조하고 잘못된 게 있으면 제재를 받을 것”이라며 “새로운 개선된 안이 나오면 속히 채택해서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DMA 관련은 공매도와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잘 들었다”며 “관련 실태를 점검하고 비슷한 포맷이나 다른 기회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과거 점검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사례와 관련해 다시 한 번 점검을 하고, 사례별로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개인투자자 신뢰 회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번 토론은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 불신을 해소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며 “이번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도 공매도 등 자본시장 현안에 대한 설명과 의견 취합의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전석재 유튜브 ‘슈카월드’ 대표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강형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 10여명의 전문가 패널이 참석해 ‘공매도 시장 의혹 및 제도개선과 선진화‘와 ‘기업 밸류업 등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목소리를 냈다.

개인투자자로는 대학생 등 30여명이 방청객으로 참여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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