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ey Word - 롯데] 다사다난, 아직 끝이 아니다
[2016 Key Word - 롯데] 다사다난, 아직 끝이 아니다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12.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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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먼 준법경영의 길

[이지경제] 강경식 기자 = 재계 5위의 글로벌 유통업체 롯데그룹은 2016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여론과 언론, 법과 규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기업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체성에 대한 물음표가 남아있다. 또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희망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롯데의 2016년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

형제의 난 = 올해 2월까지 벌어졌던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간의 경영권 다툼, 이른바 형제의 난은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비도덕’ 이미지를 안겨줬다. 지저분한 승계과정을 벌이는 동안에 형제는 서로를 비난하며 아귀다툼을 벌였고 시민들은 이들을 보며 손가락 질 하기 바빴다.

정운호게이트 = 두 형제의 갈등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6월 정운호게이트가 터졌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해외원정도박 사건과 관련해 법조비리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의 수사망에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포착됐다. 검찰은 6월2일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 검찰의 칼끝이 롯데일가를 전면적으로 향하기 시작한 것은 6월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비롯한 총 1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적으로 단행하면서 부터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과 신동빈 회장의 자택도 포함됐다.

진경준 = 정운호 게이트의 방향도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센 주식 뇌물 의혹과 맞물려 불붙기 시작했다. 현직 검사장을 최초로 구속시킨 진경준-넥센 게이트는 현 정권의 법정비리 전반에 걸친 의혹과 폭로를 이끌어내며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사드(THHAD) = 그 사이 정부는 경상북도 성주군이 사드(THHAD) 배치 부지로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롯데는 보유하고 있던 1천억원 상당의 성주 롯데 스카이 힐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주고 남양주에 위치한 국유지를 받는 방식의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의 위패. 사진 뉴시스

이인원 = 롯데와 국방부 간 사드 협상이 시작되기 직전인 8월26일 롯데가의 가신이자 신동빈 롯데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 4개월에 걸친 검찰 수사는 총수 일가 5명을 포함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간부와 계열사 대표 등 총 19명, 개인비리 3명, 롯데건설, 롯데홈쇼핑 등 2개 법인을 전원 기소하면서 마무리 됐다. 이들의 범죄 금액은 조세포탈 858억원, 횡령 520억원, 배임 1378억원, 배임수재 35억원 등 총 2791억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한 범죄 혐의도 총수일가 증여세 포탈, 시네마 매점 임대 배임, 롯데피에스넷 관련 배임, 계열사 급여 지급 횡령, 주식 고가 매도, 롯데케미칼 관련 조세포탈 및 배임, 롯데홈쇼핑 방송재승인 관련 비리, 롯데건설 비자금 관련 조세포탈 및 횡령, 롯데면세점과 백화점 등 입점 비리, 대홍기획 관련 횡령 등 10건의 비리 사실이 밝혀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사과와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준법경영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회장 직속 기구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해 그룹의 준법경영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1년2개월 만에 또 다시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러나 최순실게이트와 관련해 70억원 K스포츠 추가 지원·회수 건을 두고 댓가성 의혹이 또 다시 제기됐다. 준법경영의 뿌리가 내리기도 전에 롯데그룹의 윤리경영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최순실게이트 = 최순실게이트와 롯데 사이의 쟁점은 70억원에 대한 뇌물죄 여부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이후 K스포츠에 70억원을 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신 회장의 혐의가 입증이 된다면, 앞선 대국민 사과가 검찰이 밝혀낸 부분에 대해서만 이뤄졌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와서 롯데그룹이 준법경영을 하기에는 너무 멀리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시내면세점 = 최근 롯데는 서울 시내면세점의 추가 특허를 획득했다. 서울시내 랜드마크인 제2롯데월드를 활용한 면세점 사업의 재개는 롯데로서도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사업이다. 하지만 기재부가 박 대통령과 신 회장이 독대한 뒤 이틀 뒤인 지난 3월 16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를 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정부는 서울시내 면세점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뇌물성 의혹이 짙어지는 정황이다. 결국 롯데의 70억이 면세점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뇌물설을 띄었는지 여부는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재상장이 추진되고 있는 호텔롯데의 소공동 롯데호텔. 사진=뉴시스

호텔롯데의 상장 = 한편 신 회장은 대국민사과를 했던 10월25일 호텔롯데의 상장을 재추진 할 것을 천명했다. 호텔롯데 상장의 상징성은 한국롯데의 일본 롯데에 대한 종속 논란을 불식하고 완전한 한국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역시도 특검 이후에나 실체를 볼 공산이 크다. 롯데의 위기는 내년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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