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상장 대부분이 첫날 고점...공모주는 '한탕'인가?
1월 상장 대부분이 첫날 고점...공모주는 '한탕'인가?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2.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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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7건 중5건이 상단 초과…과열 우려 속 2월 시장 전망 좋아
증권업계 '신중한 투자' 강조..."장기 성과 보는 투자자 피해 볼수도"
1월 상장한 공모주 대다수가 상장 첫날 고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 오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에서 상담을 받는 투자자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올해 1월 한국 증시에 상장된 새내기 주식 대다수가 상장 첫날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종목은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한 후 다음날 하한가를 맞는 등 변동성이 컸다.

높은 가격에 공모가가 설정된 주식이 상장 후 첫날을 버티지 못하고 급락하는 사례도 이어지면서 공모시장 과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호 상장인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 계측제어설비 전문 기업 우진엔텍(457550)은 지난달 24일 공모가(5300원)의 4배까지 오르며 데뷔한 후 다음날까지 상한가를 기록하다 3거래일째 3만5800원 고점을 찍은 후 약세로 전환했다.

이후 우진엔텍은 지난달 29일 하한가를 비롯해 3거래일 연속 주가가 빠지며 고점 대비 절반 넘게 빠지다 이날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상장기업 중 ▲1세대 벤처캐피탈(VC) HB인베스트먼트(440290) ▲조선 곡블록 생산 전문기업 현대힘스(460930) ▲포스·키오스크 전문 기업 포스뱅크(105760)는 모두 상장 첫날 최고가를 기록한 후 이후 약세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HB인베스트먼트(공모가 3400원)는 상장 첫날 1만14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5거래일째 하락하며 3000원대 후반까지 내려앉으며 공모가에 근접했다.

지난달 26일 상장한 현대힘스(공모가 7300원)도 첫날 따따블인 2만9200원까지 올랐다가 다음날 하한가를 맞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9일 상장한 포스뱅크(공모가 1만8000원)도 첫날 5만6300원까지 상승하다 현재 2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2024년 1월 상장 기업 목록. 이미지=DS투자증권

상장일에 초강세를 보이다 다음날부터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아오른 기업공개(IPO) 시장이 과열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상장 종목 모두 여전히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른 상태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1월 중 진행된 총 7건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중 5건의 확정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 이상으로 결정된 것도 과열을 부추겼다.

2월에는 1일 상장한 이닉스(452400)를 시작으로 케이웨더, 스튜디오삼익 코셈, 이에이트 그리고 조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에이피알 등이 상장한다. 이중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새내기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공모시장 열기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가격 상승폭 400%로의 확대와 신규상장 종목의 쏠림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분위기가 지속하는 모습”이라며 “2월에도 중소형주 중심의 공모가 예정돼 있기에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양도세 이슈 등으로 23년말 신규 상장 종목으로 집중됐던 수급이 유지되는 양상이다"며 "CES 등의 모멘텀이 종료된 이후 신규 중소형 상장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2024년 1월 신규상장 종목별 공모금액 그래프. 이미지=DS투자증권

지난해 따따블 성공주자들도 같은 양상이다. 케이엔에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2만3000원 대비 4배 오른 9만2000원에 장을 마감하고 다음날 연속 상승하며 10만 8700원 최고 종가를 기록했으나 현재 고점 대비 64.39% 하락한 3만8700원을 기록했다.

DS 단석도 22일 상장과 동시에 40만원 최고점을 찍은 뒤 현재 고점 대비 절반도 안 되는 가격(17만3900원)을, LS 머트리얼즈도 고점(4만9700원)대비 37.22% 떨어진 3만120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두달 간 '따따블'을 기록한 이들 공모주 5개 평균 하락 수치는 49.64%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은 부진한 국내 증시에 공모주 흥행이 이어짐에 따라 자금이 몰려 주가 상승을 견인했으나 급격한 상승에 투자자들이 익절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락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 공모주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달 25일 상장하며 97% 상승(6700원)을 기록한 HB인베스트먼트는 다음날 17.5% 하락(5530원)한 데 이어 현재는 4000원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부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모주에 몰리는 이유를 인정하면서도 공모주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공모주 수익률만 바라보고 투자하는 개인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주 시장에 일시적으로 몰리기도 하지만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경우도 많다"며 "이러한 유형의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공모주 시장에 몰리게 되면 기업의 장기 성과를 보고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높은 청약경쟁률로 인해 공모주를 배정받기 어려워진다"고 조언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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