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세탁 막아라"…코인 믹서가 뭐길래
"자금 세탁 막아라"…코인 믹서가 뭐길래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1.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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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보호 위해 등장했지만 익명성 덕에 자금 세탁에 악용
美재무부, 믹서 '자금세탁 서비스'로 규정…한국도 입법 검토 중
이미지=픽사베이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발명된 '가상자산 믹서(Mixer)' 기술이 국제적 범죄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미국에 이어 한국도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15일자 디센터의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자산 믹서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범죄 집단의 불법 자금 세탁에 믹서가 악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아직 믹서에 대한 별도의 제재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가상자산사업자가 믹서를 이용한 거래 제한이 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믹서(Mixer)는 거래로 인해 다른 지갑으로 이전되는 가상자산을 여러 지갑 주소로 재분배하는 기술이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가상자산의 본래 취지에 따라 거래자의 정보, 거래 내역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가상자산 믹서(Mixer) 개념도. 이미지=미디움(Medium)

믹서는 원래 막대한 현금과 자산을 보유한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등장했다. 자금 출처를 공개하지 않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억압적인 정부 하에서 살고 있거나 합법적인 익명거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믹서의 기능은 해커 등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FIU의 설명이다.

가상자산 믹서 사용은 지난 2022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정상적인 가상자산 주소에서 믹서로 전송되는 금액은 전체 금액 중 0.3% 미만인데 비해 불법 주소에서 믹서로 보낸 금액은 전체 금액 중 10%에 달한다.

믹서로 전송되는 금액은 매일 변하지만 2022년 4월 19일 5180만달러(한화 약 676억700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전송 금액의 두 배 이상이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 지원을 받는 해킹조직인 라자루스그룹이 돈세탁 도구로 사용한 가상자산 믹서 신바드(Sinbad)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지난해 4월 11일 워싱턴 재무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에서도 가상자산 믹서 규제 조치에 나섰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FinCEN)은 지난해 10월 믹서를 자금세탁 서비스로 규제하는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입법 예고했다.

한 달 뒤인 지난해 11월 29일(현지시간)에는 FinCEN에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자금세탁에 주로 사용한 믹서 ‘신바드’를 제재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국내기업도 가상자산 범죄 조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최근 국내 블록체인기업 오지스의 ‘오르빗 브릿지’에서 81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해킹됐을 때도 일각에선 믹서가 활용됐을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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