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승인에도 코인거래소 주가 '떡락'
비트코인 ETF 승인에도 코인거래소 주가 '떡락'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1.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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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 연일 하락세 기록해
현물투자 ETF 승인 1주일만에 비트코인 4만달러 하회
"금 ETF 때와 비교해 비트코인 ETF 자금유입 너무 적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비트코인(BTC)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기대에 부풀었던 코인 시장이 막상 ETF가 승인되자 맥을 못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미국의 ETF 승인으로 증권 시장과 코인 시장 간 경쟁의 장이 열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금까지는 비트코인에 투자할 방법이 오로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하는 것뿐이었지만 이제 ETF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가운데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그레이스케일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는 상장과 동시에 급락했으며, 비트코인 최대 보유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대표적인 비트코인 채굴 업체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 미국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하락세다.

지난 25일 뉴욕 증시의 나스닥 시장에서 코인베이스는 전날보다 2.54% 하락한 121.01달러(한화 약 16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가가 186.36달러로 지난해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달 28일과 비교해 4주 만에 35% 이상 하락한 수치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지난 10일 이후 하락률도 20%를 넘는다.

가상자산업계는 그동안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했던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식 시장에서 전통 금융사의 ETF 상품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매하는 것보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수수료가 더 저렴한 데다 별도의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간편해서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핵심사업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코인베이스 일별 주가 변동 차트. 이미지=구글 파이낸스 캡쳐

연이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투자은행 JP모건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은 암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 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강등했다. 목표 주가는 80달러를 유지했다. 

JP모건은 지난해 현물 비트코인ETF에 대한 낙관적 기대로 비트코인 및 암호자산 관련 주식이 급등했으나 이제 정서가 반전되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JP모건의 분석가 케네스 워딩턴은 “지난해 암호화폐의 겨울을 몰아냈던 현물 비트코인 ETF가 엄청난 횡재를 줄 것이라는 전망은 신기루일 수 있다”며 “오른다 해도 당초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출시 후 1주일밖에 안 됐지만 비트코인 ETF로의 초기 자금 유입이 과거 2004년 금현물 ETF 가 출시된 첫 주와 비교할 때 훨씬 적다”며 “암호화폐 산업의 많은 부분이 ETF 출시에 대해 너무 높은 기대값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발표 이후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뉴스에 매도'하면서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 23일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만에 2% 이상 하락하며 한 때 4만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신규 고객 증가세도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은 “가상화폐 초보 투자자들은 코인베이스가 아니라 ETF를 통해 접하게 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미즈호 증권은 코인베이스 목표가를 주당 54달러에 제시하며 ETF가 매매 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최근 거래소들의 주가 하락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시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가상자산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거래량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도가 마무리되고 현물 ETF에 신규 투자가 유입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 역시 거래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 기준 26일 오후 3시25분 현재 전날 대비 0.51% 하락한 4만114.22달러(약 53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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