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밸류업' 예고에 줄줄이 상승…가치 인정받나
증권주, '밸류업' 예고에 줄줄이 상승…가치 인정받나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2.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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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 줄줄이 52주 신고가..."저PBR 종목 중심 주가 상승 확인"
금융당국,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방침…"가치 저평가 해소"

증권업계,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공지...주주가치 제고 기대 높여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혀...오는 3월경 증권사 대다수 배당 결정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예고하면서 PBR이 낮은 증권주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신한투자증권.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금융당국이 배당 성향 개선을 골자로 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권주 등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업종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아울러 증권사들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기대감에 힘입어 증권주의 주가 저평가가 해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증권업 지수는 1.66% 상승 마감해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보험·증권주는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로 이날 대체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 매입 효과에 힘입어 최근 4거래일 간 10.5%나 올랐다. 주가는 전일 장중 814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중 8000원을 넘은 것은 2022년 6월초 이후 19개월 만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 주식은 보통주 1000만주, 2우선주 50만주로 각각 유통주식 수의 약 2.2%, 0.4%에 해당한다.

31일 기준 미래에셋증권 주가 일봉 차트. 이미지=네이버증권 화면캡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57분 기준 키움증권은 전일 보다 700원(0.71%) 오른 9만9100원에 거래 중이다. 올 들어서는 4.01%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국증권(13.13%), 이베스트투자증권(14.2%), 신영증권(4.87%)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 관련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한화손해보험은 전 거래일 보다 5원(0.12%) 오른 4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만 6.79%나 올랐다. 흥국화재도 65원(1.98%) 상승한 3345원을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은 지난 25일 이후 나흘 연속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19일부터 하루를 제외한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3.4%나 올랐다.

증권주가 하나같이 급등한건 정부가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을 다음달부터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

금융위원회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시장의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운영 등을 약속하며 외국계 금융회사들에 국내 진출 확대를 당부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국내에 진출한 전 업권의 외국계 금융회사 CEO 10명과 함께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한국 금융의 글로벌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금융산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자체적인 시장평가 개선 노력을 지원하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투자자 친화적인 증시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세부적으로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애로사항 해소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24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PBR 등 우리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선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상당수 있다"며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 증시의 저평가는 상당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간담회 당일 종가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PBR은 0.9배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4.58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41배)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외국계 금융회사 CEO들과 간담회에서 정부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예고했다.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 부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하고 공시우수법인 성정시 가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신규 지수,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도입도 추진된다.

금융당국의 행보에 맞춰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진 상태다. 우선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획을 밝히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5일 696억원 규모(보통주 1000만주, 2우선주 50만주) 자사주를 오는 4월25일까지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다음달 22일 이사회를 통해 자기주식 소각과 배당안 결의 또한 계획 중이라고 알렸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주주환원율 32.8%를 기록했다"며 "자사주를 전부 직접 취득한 것과 취득 후 소각까지 연결된 비율이 약 70%를 상회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연이어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당분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풀이했다.

LS투자증권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23일 자사주 577만895주(약 638억 원)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 26일 1주당 2200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의 배당금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키움증권도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4년 총 주주환원액은 1조14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나 사측 의지에 따라 이 비율은 조정될 것"이라며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로 판단되면 자사주 매입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고배당주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부국증권 등 다른 증권주도 올해 초나 3월경에 배당기준일과 배당금을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26일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은 배당기준일을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 3월 초로 옮겼다. 이는 금융당국이 깜깜이 배당을 막기 위해 '선 배당액, 후 배당기준일 확정'으로 배당 절차를 개선한 데 동참한 것으로 3월 초 배당액을 별도 공시할 예정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친화적 기업에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최근 저PBR 종목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증시 부양으로 직결되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대금과 회전율 상승이 기대된다"며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증권사의 경우 증시 부양 기대감으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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