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기획] ESG경영이 뭐길래⑧…중화권 3개국, 대만·홍콩·싱가포르
[이지경제 기획] ESG경영이 뭐길래⑧…중화권 3개국, 대만·홍콩·싱가포르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10.29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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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5년새 ESG 경영에 사활건 기업 급증
홍콩, 녹색채권 급성장…중국 본토과도 연결
싱가포르, 독립후 ‘쭉’ 환경…그린플랜 2030
대외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국가의 ESG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아지고 있다. 중화권의 대만, 홍콩, 싱가포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왼쪽부터) 대만, 홍콩, 싱가포르 국기. 자료=각국 대사관
대외의존도가 높아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국가의 ESG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아지고 있다. 중화권의 대만, 홍콩, 싱가포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왼쪽부터)대만, 홍콩, 싱가포르 국기. 자료=각국 대사관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세계적인 화두인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아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국가의 관심이 특히 높아지고 있다. 중화권의 대만, 홍콩, 싱가포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만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시장이며, 홍콩은 아시아의 국제금융수도이자 중국과의 가교, 싱가포르는 혁신기술 시험시장이자 동남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들 국가와 지역에서 ESG는 일반인에게까지 잘 알려진 개념은 아니지만, 점차 사회공헌(CSR)보다 큰 개념으로 기업의 의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수출 중심의 국가로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가 최근 대만기업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화계·경영 컨설팅업체 PwC타이완이 대만의 경영자응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지속가능경영과 ESG 목표 달성’을 회사의 중요 목표라고 답한 응답자가 2016년 11%에서 2021년 24%로 13% 증가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향후 3년간 중점 투자 분야(복수응답)로도 이들은 지속가능경영과 ESG(25%)를 디지털 전환(35%), 연구개발·제품혁신(33%), 인재양성(31%), 사이버보안·개인정보보호(28%)에 이어 중요하다고 꼽았다.

홍콩에서는 지속가능발전 촉진을 위한 녹색채권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김성미 기자
대만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는 대만기업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홍콩 스타벅스. 사진=김성미 기자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J)는 기업의 재무성과뿐 아니라 환경·사회 성과와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투자지수다. 대만에서는 TSMC, AUO, 유안타, 타이완모바일 등 19개 기업이 DJSJ에 편입됐다. 2020년에는 이들 기업 외에 4개사가 추가로 편입돼 평가를 받았다. 

ESG 평가를 받은 대만기업의 업종 금융·보험, 전자, 소매, 통신 등으로 한국보다 다양하지 않지만, 평가받은 기업의 수(월드 지수 기준)는 한국(17개사)보다 6개사가 많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로 ESG에도 앞장서고 있는 TSMC는 2050년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100% 도달을 목표로 하는 ‘RE100’을 선포했다. 협력사 선정 과정에서도 저탄소 항목을 평가지표로 도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30년 이전까지 에너지 절약 20% 지표를 만족하지 않으면 협력사로 선정되기 어렵다.

TSMC는 지난해 7월 대만에서 해상풍력단지를 개발하는 덴마크기업과 20년 장기 전력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친환경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120억대만달러(5051억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TSMC와 계약한 덴마크 기업은 해당 해상풍력단지의 상업운전을 2025~2026년부터 시작할 예정으로 설비 용량은 920㎽에 달한다.

점포수 기준 대만의 1위 편위점 세븐일레븐 타이완은 ‘우리의 지속가능함과 당신의 일상’을 주제로 사회공헌과 환경보호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모바일 앱에서는 비영리단체 후원 기능에는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는 정기후원 항목을 추가해 고객의 사회기부 편의성을 높이고, 자체 간편식 용기는 자연에서 2년 안에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친환경 건축자재와 공병회수 자판기, 빗물 집수 시스템 등 친환경 요소를 곳곳에 적용한 점포를 개설했다.

세븐일레븐의 비영리단체 후원 페이지(왼쪽)와 패밀리마트의 마감세일 재고현황지도(오른쪽). 자료=각 업체 앱
세븐일레븐의 비영리단체 (왼쪽부터)후원 페이지와 패밀리마트의 마감세일 재고현황지도. 자료=각 업체 앱

세븐일레븐과 자웅을 겨루는 패밀리마트 타이완도 친환경 경영에 힘쓰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2019년 상반기 업계 최초로 마감세일을 도입했다. 유통기한이 7시간 미만 남은 상품을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매장관리자와 고객이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식품 낭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모바일 앱에 마감세일 재고현황 지도 기능을 추가했다.

간편식 도시락 용기는 순환형 환경 용기로 사용하는 시범 서비스도 시작했다. 도시락을 구매한 후 빈도시락통을 매장에 가져다주면 일정금액을 고객에게 되돌려주고, 수거한 도시락통을 세척해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스타벅스 등 국내 커피매장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도입한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아직 시장성을 검증하는 단계지만 환경보호 가치를 실천하고 순환경제 플랫폼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컴퓨터 제조사 에이서는 RE100을 선언하고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 100%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RE100을 선언하기 전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해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은 44%에 도달한 상태다.

에이서는 제품의 친환경 가치를 제고하는데도 적극적이다. 2020년부터 모든 노트북PC 제품 포장에 재생 종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포장재뿐 아니라 제품 전체에 재생 또는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에이서, 제품 수명주기 전반에 친환경요소 적용

에이서는 제품 수명주기 전반에 친환경 요소를 최대한 적용하고 있다. 포장재에는 80~85%에 달하는 재생종이를, 포장재 위에 인쇄하는 활자 그림에는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고, 본체 케이스와 키보드 키캡을 비롯해 속 포장재는 재생 플라스틱을 쓰거나 편리한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고려한 표준규격 나사르 채택하며 조립과 분해 작업도 간소화했다.

대만 대표 제지업체로 2024년 창사 100주년을 맞는 YFY는 지배구조 개선 노력의 차원에서 이사회 9석중 3석을 차지하던 창업자 가족이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기존 3석이었던 독립이사 자리도 4석으로 늘렸다. 산업기술, 회계·재무, 법률, 전략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경영체제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대만의 금융기관 제일금융지주는 잉사회 15석 가운데 과반(8석)을 여성으로 구성해 지배구조의 양성평등을 실천하고 있다. 대만 현지 금융지주사들의 평균 여성 이사 비율이 2020년 기준 19%인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홍콩에서는 지속가능발전 촉진을 위한 녹색채권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제기후채권기구의 연구 보고에 따르면 2020년 홍콩에서 발행된 녹색채권은 120억홍콩달러(1조8059억원)에 달한다. 2015~2020년 6년간 녹색채권 규모는 380억달러로 집계됐다.

홍콩, 녹색채권시장 급성장…중국 투자 가교도

2020년 기준 홍콩 녹색채권 발행기관 중 60%는 중국 기업이나 기관으로, 홍콩의 기업과 기관은 26%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아시아 태평양과 동유럽국가 발행자다.

홍콩은 국제금융센터로써 중국 본토와 글로벌 녹색금융 투자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홍콩정부의 다양한 투자유치 정책에 따라 녹색금융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19~2021년 홍콩정부는 35억달러의 녹색채권을 발행했으며, 채권 수익은 폐기물 관리 및 재활용, 친환경 건축, 하수처리, 에너지 절감 및 효율 향상 등 4개 친환경 사업에 지원됐다.

홍콩정부는 연초 홍콩의 녹색금융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85억5000만달러의 녹색채권을 추가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홍콩정부는 지속가능성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5월 기업 녹색채권 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출시했으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격 채권발행자에게는 채권 발행을 위한 행정비용과 법률 상담 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며 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독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기후채권기구는 정부 녹색채권 발행 영역에서 홍콩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홍콩 재정부는 녹색채권 촉진 계획에 따라 2025년 전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투자자가 기후위기로 인한 기업의 재무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녹색채권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홍콩에서는 지속가능발전 촉진을 위한 녹색채권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김성미 기자
홍콩에서는 지속가능발전 촉진을 위한 녹색채권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홍콩 완차이 지역. 사진=김성미 기자

홍콩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녹색채권을 인수를 위한 절차도 손봤다. 외국인 투자자가 홍콩 증권계좌나 투자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별도의 유통시장이 없어 투자자간 녹색채권 매매는 불가능하다.

홍콩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아시아 최초로 다중자산제품 정보 플랫폼 ‘스테이지’를 출시했다. 스테이지에서 기업의 연차보고서와 채권 자금 용도 보고 등을 조회할 수 있으며, 아시아 기업이 발행한 채권 정보, 투자자의 리스크 노출 등을 종합 분석할 수 있다.

홍콩을 통한 중국 녹색채권 시장 진입도 가능하다. 중국인민은행과 홍콩 금융관리국이 2017년 7월 홍콩과 중국간 채권 교차 매매 프로그램 ‘채권통’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홍콩 계좌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는 블룸버그와 트레이드웹 등 거래 플랫폼을 통해 중국 채권 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 2019년에는 채권통 전자서류제출 시스템을 출시하면서 해외투자자들의 중국시장 진입 절차가 간소화됐다.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세계적인 감염병으로 발행을 축소했지만 중국은 2020년  8132억위안(148조8,481억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14년 4월 기준 채권통에 참여하는 해외투자기업은 2020년 12월 대비 153개사 늘었으며, 평균 거래량은 247억위안에 달하고 있다.

국제기후채권기구는 홍콩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대만구 지역에서 발행된 녹색채권의 투자자금은 주로 녹색건축(44%), 친환경 교통(20%), 재생에너지(!4%), 폐기물처리(11%) 등의 프로젝트에 활용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56년 만인 2001년 독립한 싱가포르는 ‘환경’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ESG 화두에 접근하고 있다.

‘그린플랜 2030’ 발표한 싱가포르…환경에 ’주력‘

싱가포르는 독립 당시 폐허 상태였지만 단기간에 ‘정원의 도시’로 새롭게 태어났다. 초대 총리였던 고 리콴유는 독립당시 싱가포르 경제발전을 위해 개방경제를 지향했으며,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인 것은 ‘살기좋은 도시환경’이라고 정의했다. 나라를 잘 단장하면 해외투자 유치가 저절로 확대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1967년 싱가포르 국가 성장 비전으로 ‘정원의 도시’를 표명했고, 깨끗하고 푸른 싱가포르 조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적극적인 나무 심기 캠페인부터 녹지 공간 개발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방식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도시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녹색 쉼터를 조성했다. 싱가포르가 정원의 도시에서 ‘정원 안에 있는 도시’라는 새로운 목표를 내걸게 된 이유다.

이후 ‘푸른 오아시스에 자리잡은 번화한 수도’라는 목표로 싱가포르 시민의 환경의식과 책임감을 높이는 지원 사업에 힘쓰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를 위해 도심 녹지 개발에 대한 장려와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국가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그린플랜 2030’을 의제로 발표했다. 그린플랜 2030’은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파리 기후 협약에 대한 공약을 이행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 계획은 싱가포르의 최우선 순위 정책이자 향후 10년간 싱가포르가 도시국가로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핵심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계획은 녹색 정부, 자연속의 도시, 지속가능한 삶, 에너지 재정립, 녹색 경제, 회복력있는 미래 등 6가지 세부 목표로 이뤄졌다.

이같은 녹색 변화 실천을 위해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투자청, 난양 공대(NTU), 에너지협회 등이 공동으로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에코랩스 등을 출범했으며, 이를 통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에너지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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