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더 이상 예전의 현대기아차 아니다”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더 이상 예전의 현대기아차 아니다”
  • 이승렬 기자
  • 승인 2022.03.3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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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이승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력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합병으로 2000년대 중반 세계 5위의 완성차 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이번 주초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외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 그렇죠? 국산차 기업으로 외국계 3사가 있지만 개점 휴업상태나 마찬가지입니다. 2010년대 초부터 지속해 추락하고 있어서죠. 시장 점유율 등 주도권 측면에서 현대차, 기아차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판매와 수출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59%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국산차 내수에서만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이 87%입니다.
국내 자동차 수준을 현대차와 기아차가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현대차와 기아차가 내수보다는 해외 공략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 아닌가요.
▲ 맞습니다. 자동차 산업과 함께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 경제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 4대 가운데 3대는 수출선을 타고 있기도 하고요.
현대차와 기아차가 적은 내수를 탈피해 해외에서 승부해야 합니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 하반기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품질 경영을 펼쳤다. 현대차가 이듬해 사상 처음으로 매츨 100조원을 돌파한 배경이다. 2015년 말 정의선 회장이 자사의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2018년 하반기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품질 경영을 펼쳤다. 현대차가 이듬해 사상 처음으로 매츨 100조원을 돌파한 배경이다. 2015년 말 정의선 회장이 자사의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 다만, 현재 해외에서는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차가 대세입니다만.
▲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근까지는 주도권을 외국 경쟁사에 뺏긴 까닭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종전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차량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보다는 박리다매의 경영에 주력했죠.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 셈이죠.

- 2010년대 후반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기아차가 확 달라졌습니다만.
▲ 2015년 고급브랜드로 제네시스를 선보인데 이어 2018년 현대차 공동 대표로 자리하면서 품질 경영을 실시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의 출시와 판매를 강화했죠. 2019년 현대차가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 배경입니다.

가성비를 구현한 종전 기아차 차량. SUV (왼쪽부터)쏘렌토와 중형 세단 K5. 사진=이지경제
가성비를 구현한 종전 기아차 차량. SUV (왼쪽부터)쏘렌토와 중형 세단 K5. 사진=이지경제

- 현재 세계 전기차 판매가 연간 800만대 수준입니다만.
▲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전기차가 향후 3, 4년 안에 내연기관차를 제치고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고요. 
이를 고려해 현대차와 기아차도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E-GMP라는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활용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EV6을 내놨습니다. 각국에서 호평이 이어졌는데요, 디자인 완성도를 기본으로, 각종 안전편의사양, 주행성능 등이 해외 경쟁업체의 전기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이들 차량이 각종 자동차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면서, 종전의 ‘현대차와 기아차가 아니다’는 우스개도 들립니다.
▲ 전기차뿐만이 아니라 제네시스도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협회 평가에서인데요, 제네시스가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이제 현대기아차는 예전의 현대기차아가 아닙니다.
실제 2020년 미국 유명 골프선수인 타이거우즈가 제네시스 SUV GV80을 타고 가다 난 사고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었는데요, 이후 제네시스의 현지 판매가 전년보다 3배로 증가했습니다.
타이거 우즈가 정의선 회장과 식사를 하면서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고요.

제네시스의 첫 SUV GV80. GV80을 타던 골프 항제 타이거 우즈가 큰 사로고 목숨을 건지면서 GV80의 주가가 뛰었다. 사진=이지경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 GV80을 타던 골프 항제 타이거 우즈가 큰 사로고 목숨을 건지면서 GV80의 주가가 뛰었다. 사진=이지경제

-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전기차를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 현대차와 기아차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를 370만대 이상으로 잡고 있어서입니다. 이는 지난해 양사 판매의 54% 수준인데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겠네요.

- 현대차와 기아차에도 플어야할 숙제는 있습니다만.
▲ 극일이죠? 2019년 불거진 한일경제 갈등으로 정의선 회장이 13년 전 아픔을 다시 겪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2000년대 후반 일본에서 철수한 이후, 일본 재공략을 천명했지만 경제갈등으로 유보 상태입니다.
현재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보수적인 일본인의 소비성향에 경제갈등이 겹치면서 시장 공략이 녹록치 않습니다.

지난해 선보인 전기차 아이오닉5는 세계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사진=이지경제
지난해 선보인 전기차 아이오닉5는 세계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사진=이지경제

- 일본인이 현대차와 기아차를 토요타보다 한두 단계 낮게 평가하는 시각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넘어야할 산 아닌가요.
▲ 맞습니다. 일본인의 이 같은 시각을 불식하는 게 우선인데요, 다양한 현안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예전의 현대차와 기아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본인 역시 아이오닉5을 보고 놀래면서도 시기심 있는 평가를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의 세계 시장 공략이 더 속도를 낼 것입니다. 코로나19 대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정국이 호락호락 하지 않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세밀하고 철저한 시장 분석과 냉철한 판단, 고품질 차량으로 승부한한다면 생각 이상의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더 이상 종전의 현대차와 기아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승렬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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