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지배구조 개선·주주환원 확대 등 밸류업 가속
불공정 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 합동대응단 등으로 신뢰 회복
24시간 거래체계·디지털 자산 플랫폼 추진…“글로벌 금융 강화”

29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5(KCMC 2025)’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나란히 연단에 섰다. 두 사람은 한국 자본시장이 당면한 핵심 과제로 ▲기업가치 제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구축 ▲글로벌·디지털 전환 대응을 꼽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현실화해 자본시장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 기업가치 제고·주주환원 확대…밸류업 가속
정은보 이사장은 “정책과 첨단 산업 혁신의 기대가 반영되며 한국 시장이 재평가되는 과정에 있다”며 기업 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성과와 장기 성장 전략의 체계적 공시를 유도하고 주주환원 확대와 합리적 지배구조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위원장 역시 기업가치 제고 공시 제도의 성과를 강조하며 “작년 5월 제도 도입 이후 주주환원이 확대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EM(기업가치 제고 계획) 점검·재공시를 통한 지속적 업그레이드를 주문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또 합병·분할 제도 개선, 자사주 소각 확대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 공정·투명한 시장 질서…불공정 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
두 연설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된 또 다른 축은 시장 신뢰 회복이다. 정 이사장은 “투자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곧 시장 신뢰의 핵심”이라며 IPO 건전성 제고를 위해 기관투자가 의무보유 확약 확대, 주관사 역할 강화 등을 언급했다. 또 “부실기업의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해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절차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불공정 거래를 겨냥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엄정하게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3일 국내 최초로 불공정 거래에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를 언급하며 금융위·금감원·거래소 간 합동대응단의 초동 대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회계부정 제재 강화, ESG 공시 로드맵 마련 등을 통해 시장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 경쟁·디지털 전환 대응
자본시장의 국제 경쟁력 강화는 양측 모두가 한목소리로 제시한 과제였다. 정 이사장은 글로벌 거래소들이 24시간 거래체계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현실을 짚으며 “거래소 역시 거래시간 연장과 야간거래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확산을 새로운 도전으로 규정하고, 가상자산·토큰증권(STO)·ETF 등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위원장 또한 자본조달 접근성과 효율성 제고 방안을 내놨다. 그는 ▲STO·BTC 등 혁신 벤처기업을 위한 투자기구 도입 ▲초대형 IB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 ▲외국인 투자 절차 합리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의 수요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전했다.
◆ “생산적 금융으로 국가 성장 견인”
이들의 제언은 국가 성장을 위해 생산적 금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생산적 금융은 단순히 기업에 돈을 대는 것을 넘어 자본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만큼, 국가적 전략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부동산과 대출에 쏠린 자금을 생산적인 영역으로 돌려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며 “자본시장이 국가 성장의 엔진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도 “자본시장은 지식과 정보가 교류하며 사회 전체를 성장시키는 플랫폼”이라며 “거래소가 기업·투자자·시장 모두를 연결하는 중심축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