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5개국 631개사·3903개 브랜드가 참여해 현장 주목도↑
‘취향 데이터·고유 레시피·지속 가능 운영 모델’ 삼각형 공식 실감
A홀의 창업·운영 솔루션부터 D홀의 프리미엄 장비 경쟁까지 총망라

많은 관람객들이 19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4회 서울카페쇼’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많은 관람객들이 19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4회 서울카페쇼’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한국 커피 산업이 찾는 새로운 해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제24회 서울카페쇼’가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취향 데이터를 읽고, 브랜드만의 맛의 기준을 세우며,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커피 산업의 차별화이자 생존 전략이라는 ‘삼각형 공식’을 실감하게 한 현장이었다.

삼성동 코엑스에서 19일 개막한 제24회 서울카페쇼는 ‘한 잔에 담긴, 더 큰 커피 세상(One Cup, All Worlds)’을 주제로, 세계 35개국 631개사, 3903개 브랜드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A홀의 창업·운영 솔루션과 B홀의 감성 기반 경험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고유의 취향을 살펴보고, C홀의 글로벌 스페셜티와 신기술, D홀의 프리미엄 장비 경쟁로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이어지는 전시 흐름은 커피 산업이 전반적으로 ‘개인 맞춤 차별화를 통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코엑스 A홀에서 ‘카페 이노베이션 뱅크(Cafe Innovation Bank)’를 주제로 다양한 부스들이 신규 창업부터 브랜드 확장, 운영 전략을 관람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코엑스 A홀에서 ‘카페 이노베이션 뱅크(Cafe Innovation Bank)’를 주제로 다양한 부스들이 신규 창업부터 브랜드 확장, 운영 전략을 관람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A홀에서는 실무 중심의 장비·원부재료·베이커리·아이스크림 등 창업자와 운영자를 위한 정보가 집중됐다. A홀 입구에 위치한 부스 Sfood몰에서는 프리미엄 육가공 제품부터 치즈, 베이커리, 수입 식자재까지 카페·베이커리에서 필요한 구성품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현장에서 셰프들이 Sfood몰의 수입 식자재로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 제공하면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예비 창업자는 “실제 맛과 재료 손질이 동시에 확인되는 이벤트는 실무에 큰 도움이라 오랜 시간 부스에 머물렀다”며 “수입 식재료가 워낙 다양해서 매장 분위기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A홀 중앙에서는 캐리어 부스가 주방 장비 전문 관람객의 눈길을 붙잡았다. 캐리어는 “120년 냉장·냉동 기술력과 스마트한 유지보수”를 앞세워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갖춘 장비를 선보였다. 친환경 발포제인 ‘사이클로펜탄’을 사용해 화재 안전성을 확보했고, 내구성·부식 저항성이 높은 올 스테인리스 재질을 채택해 카페 주방에서의 효율을 강화했다. 또 Davinci Gourmet 브랜드는 소스·시럽 기업으로, 올해 카페쇼에서 신제품 2종을 공개했다. Davinci 부스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커피 시장이 불황이긴 하지만, 카페 운영진과 업계 관계자 모두가 새로운 메뉴와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다빈치 역시 찬물에서도 잘 녹는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메뉴 개발이 가능하도록 솔루션을 준비해 나왔다”고 말했다. 

B홀로 이동하면 카페 공간을 구성하는 차·디저트·굿즈·테이블웨어·인테리어 소품이 감성적으로 배치돼, ‘카페 라이프 인스퍼레이션’이라는 목적에 맞게 관람객들이 오랜 시간 머무르는 모습이 보였다. 브랜드들은 공간 콘셉트·조도·디저트 디스플레이 등을 활용해 ‘카페가 제공하는 경험’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일부 관람객은 “맛뿐 아니라 공간이 주는 분위기가 카페 선택 기준으로 크게 작용한다”며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매만졌다.

C홀 ‘오감 테이스팅’ 공간에 많은 관람객이 시음을 위해 밀집해있다. 사진=이지경제
C홀 ‘오감 테이스팅’ 공간에 많은 관람객이 시음을 위해 밀집해있다. 사진=이지경제

이어지는 C홀은 올해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밀집한 공간이었다. ‘오감 테이스팅’이라는 이름 아래 관람객 각자의 취향에 맞는 원두·로스팅·장비·향미 체험이 동시에 제공됐고, 원두 산지별 비교 시음대에는 줄이 빠지지 않았다. 

특히 올해 C홀에서 진행된 ‘커피앨리’는 해외 유명 로스터리들이 직접 부스를 운영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국내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해외 스페셜티 브랜드들이 참여해 로스팅 프로파일 변화를 직접 설명했다. 아처스 커피는 “원두 본연의 개성을 극대화하고 정교한 로스팅을 설계한다”는 철학을 소개하며 현장 시연을 이어갔고, 네덜란드 로스터리 역시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들을 배출한 브랜드답게 향미 변화·배전 포인트에 대한 전문 설명을 제공했다. 시음에 참여한 관람객들은 “과실향 잔향이 길게 남는다”, “다층적인 산미 구조가 인상적이다” 등 전문적인 피드백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C홀에서는 ‘My Coffee AI’ 부스가 ‘AI가 당신의 커피를 찾아드립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 어플에 본인의 취향을 입력하면 AI가 맞춤 원두를 제안해주었다. 향·산미·단맛·바디감·고소함 4가지 기준에 맞춰 취향을 선택한 다음 현장에서 바로 추출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어플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축적된 약 1000개의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향후 서비스가 공개될 예정”이라며 “이런 형태의 기술이 국내 카페 시장에서 아직 드물다”고 말했다. 시연을 지켜본 관람객들은 “AI 추천이 평소 즐기던 실제 취향과 맞아떨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D홀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큐레이션을 주제로 국내외 신흥 로스터리의 시그니처 메뉴와 최신 머신 트렌드가 집중적으로 전시됐다. ‘DELTA CAFES’ 부스에서는 Korea National Barista Championship finalist인 김동민 바리스타가 직접 현장에서 커피를 내려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19일 코엑스에서 바리스타가 ‘2026 코리아 커피 챔피언십’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19일 코엑스에서 바리스타가 ‘2026 코리아 커피 챔피언십’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올해 카페쇼와 동시에 진행된 ‘2026 코리아 커피 챔피언십’에서는 전국에서 선발된 약 120명의 바리스타가 무대 위에서 기술을 선보였고, 19~20일 예선, 21~22일 결선을 거쳐 내년 벨기에 브뤼셀 WBrC, 파나마 WBC에 출전할 대표가 선발된다. 심사대 밖에서는 학생과 업계 관계자들이 참가자들의 레시피 구성·추출 루틴을 기록하며 최신 기술 흐름을 살폈다.

행사를 주최한 관계자는 “서울카페쇼는 올해 ‘한 잔에 담긴 더 큰 커피 세상’을 주제로 커피 한 잔에 담긴 산지·도시·브랜드·창작자의 이야기를 통해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글로벌 커피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올해 서울카페쇼가 남긴 메시지는 단순히 전시 규모나 화제성에 있지 않았다. 창업자는 기본기를 강화하고 기술 기업은 취향 데이터를 축적하며, 바리스타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향해 기술을 다듬고 있었다. 불황 속에서도 카페·로스터리·장비·식자재·AI 기술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갱신하며 새로운 길을 찾고 있었고, 이러한 흐름이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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