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파생상품학회 “높아진 요구수익률이 장기 저평가 핵심 요인”
거시 안정성·시장 규모·지배구조·단기 매매 등 복합 요인이 높은 할인율 고착
“기업 혁신·거버넌스 투명성·주주권 강화해야 프리미엄 시대로의 전환 가능”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파생상품학회가 21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지속가능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정책 과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파생상품학회가 21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지속가능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정책 과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한국 증시의 고질적 ‘고(高)할인율’ 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이를 낮추기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떠올랐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파생상품학회가 21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공동 개최한 ‘지속가능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정책 과제’ 심포지엄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저평가 원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민기·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요인: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 비교’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 분위기 변화부터 짚었다. 그는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상승하고 있고 신정부 출범 이후에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그리고 일련의 상법 개정 등 주요 구조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투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기업의 펀더멘탈 호조와 더불어 올해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주가 지수 상승률이 주요국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대비 높은 흐름을 언급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요인: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 비교’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요인: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 비교’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하지만 한국 시장이 장기간 저평가됐던 배경에는 기업 펀더멘털 외에도 ‘할인율’, 즉 시장이 요구하는 기대수익률이 크게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저평가에 대한 많은 분석은 펀더멘탈 요인에 집중해 왔지만 주식 시장에 적용돼왔던 할인율에 대한 역할은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한국 코스피200 기업의 장기 데이터를 통해 한국 시장의 평균 할인율이 11.5%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김 연구위원은 “G7 평균 8.8%, 선진국 8.9%, OECD 평균 9.3%에 비해서 한국은 10% 이상의 높은 할인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흥국 평균보다도 높은 수준이 유지된 것으로 한국은 다소 등락은 있어도 높은 수준의 할인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고할인율의 원인으로는 ▲거시경제 안정성 ▲자본시장 규모 ▲투자자 구조 ▲기업 재무성과 ▲지배구조·제도 요인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주식시장 거래 회전율도 할인율과 양의 관계를 갖는다”며 “단기 매매 중심의 투자 행태가 한국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자본시장 발전 정도와 신용 리스크 대비 할인율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기업은 혁신 역량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책 당국에겐 “제도 개선과 함께 주주 권익의 실효성 있는 보호를 위해 법과 제도의 집행력을 강화하며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도 기업의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유도하는 책임 있는 관여자로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이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