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이후 겨냥한 다중작용제 기반 차별화된 전략 요구
지속형 제형 플랫폼 고도화를 통한 효능·순응도 강화 구상
글로벌 경쟁 심화 속 K-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확장 방향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비만 치료제 시대: 글로벌 경쟁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제약바이오 산업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이지경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비만 치료제 시대: 글로벌 경쟁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제약바이오 산업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이지경제

국내 비만치료제 산업이 빠르게 전환점을 맞는 가운데, 25일 서울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제5회 제약바이오 산업 혁신 포럼’이 개최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비만 치료제 시대: 글로벌 경쟁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비만치료제 패러다임 변화와 K-바이오가 확보해야 할 미래 경쟁력을 짚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현재 ‘3.0 시대’로 규정될 만큼 기술적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GLP-1 단일 기전 기반 치료제는 높은 체중감량에도 불구하고 근감소, 장기 복용 시 소화기 부작용, 환자 간 편차 등 한계가 명확해졌다. 글로벌 제약사는 GLP-1을 중심으로 하되 GIP·GCGR 등을 결합한 다중작용제 경쟁을 본격화하며, 효능 극대화·대사질환 동반 개선·부작용 감소를 동시에 충족하는 차세대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전 세션에서 이러한 변화 흐름에 맞춰 다중작용제 기반 플랫폼 전략을 제시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센터장은 다중기전 치료제가 기존 GLP-1 대비 체중 감소 효과는 물론 인슐린 감수성 개선, 지방간·대사 질환 개선 측면에서 보다 폭넓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K-바이오가 글로벌 경쟁에서 단독 기전 중심의 후발주자가 아닌, 기전·제형 기술을 확보한 기술특화형 경쟁자로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센터장이 '비만치료제 무한 변신, K-비만치료제 차별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최인영 한미약품 센터장이 '비만치료제 무한 변신, K-비만치료제 차별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

두 번째 전략은 지속형 제형 플랫폼 고도화다. 주 1회 또는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장기지속형 제형은 환자의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핵심 요소다. 지속형 제형은 단순 편의성 차원을 넘어 약효 유지, 복약 부담 완화, 부작용 최소화 등 임상적 이점이 크다. 글로벌 빅파마가 이 분야에서 경쟁을 가속화하는 만큼, 제형 내재화와 플랫폼 고도화는 K-바이오가 확보해야 할 필수 역량으로 꼽힌다.

세 번째 전략은 글로벌 경쟁 심화 속 파이프라인 확장 방향이다. 최 센터장은 글로벌 다중작용제 경쟁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개발 속도, 임상 성과, 기전 조합 다양성을 비교하며, 한국 기업이 확보해야 할 경쟁 요소를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다중작용제 확장성 ▲대사질환까지 아우르는 적응증 확대 잠재력 ▲근감소 방지·근기능 개선 등 부가 가치 확보 ▲글로벌 기술수출 모델의 현실적 적용 가능성을 핵심 요소로 꼽았다. 

이번 포럼은 비만치료제 시장이 단순한 약물 개발 경쟁을 넘어, 기전·제형·플랫폼 중심의 기술 경쟁 시대로 이미 진입한 상태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비만치료제가 고혈압·당뇨·지방간 등 주요 대사질환을 동반 관리하는 대사 플랫폼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도 단일 적응증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의 확장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산업 측면에서는 기술·임상뿐 아니라 규제·급여·시장 접근성까지 포괄한 종합 대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GLP-1 계열 약물의 급여 문제, 장기 복용 환자 증가에 따른 의료비 부담, 국내 임상·허가 체계의 개선 필요성 등도 주요 논점으로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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