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2024 대체투자, 안정자산 金 투자 '인기' ③·끝
[이지기획] 2024 대체투자, 안정자산 金 투자 '인기' ③·끝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12.0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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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확실성 시대, 안전자산 '금 투자' 관심 증대
금값 최고치 눈앞...달러화 약세, 긴축 종료 기대감
금선물 추종 ETF 상승세...추가 랠리 가능성 상존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2024년까지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 

고금리와 강달러는 금 가격에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될 거란 전망에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물질적 자산인 금은 다른 자산에 비해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가치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고금리 시기에 동반되는 경제적 불확실성도 금의 매력을 높인다. 시장이 동요할 때 투자자들은 금을 안전한 피난처로 선택해 포트폴리오에 안정성을 제공받는 것이다.

국제 금값은 11월 들어 계속 상승하면서 온스당 2040달러(약 266만원)를 넘어섰다. 기존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2075달러(약 271만원)에 가까워진 것이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지만 Fed의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가 약세를 띠면서 반사이익을 봤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남아있고 미 부채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은 금값이 내년 온스당 2400~25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별 국제 금 시세 그래프. 이미지=트레이딩 뷰

1일 기준 달러·원 환율은 1305.50원으로 지난달 1일(1347.79원)에 비해 한 달 새 4% 가량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의 하락은 내년 상반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4일 시장 예상보다 훨씬 낮은 미국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이후 금 가격은 3.2%나 상승했다. 통상 금 투자에선 현금 흐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져 채권의 이자가 줄면 금의 매력은 높아진다. 밥 하버콘 RJO퓨처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금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달러 패권이 저문다는 예측도 한몫하고 있다. 통상 달러가 하락하면 금값이 상승한다. 달러로 거래되는 금 가격이 저렴해 보이는 체감 효과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가 정점에 달했다고 보고 달러를 1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팔아 치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11월 월간 달러 매도량은 작년 1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미 국내에선 금 현물인 돌 반지 가격도 크게 올랐다. 금은방에선 6개월 전만 해도 35만원대였던 금 1돈(3.75g) 반지가 최근 38만~39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세공까지 하면 40만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돌입할 내년까지 금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발표한 2024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금의 광채가 돌아오고 있다”며 금값 강세를 내다봤다. 

가장 적은 거래비용으로 매매하는 방법은 KRX금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이 KRX금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시중 증권사에 개설한 금현물계좌 수는 올해 상반기 105만개를 넘어섰다.

금 현물계좌 수는 2021년 말 88만5000개, 2022년 말 98만6000개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아울러 금현물계좌 소유자 중 30대 이하 비중이 46%를 차지해 재테크에 밝은 젊은 세대들이 금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별 원·달러 환율 그래프. 이미지=인베스팅닷컴

금값이 오르자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 선물 ETF인 '에이스(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가격은 한 달 새 5.0% 올랐다.

향후 금값 상승의 원동력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여부가 될 전망이다. 월가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 중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내년 5월 연준이 금리를 0.25%p 인하할 확률은 52%로 지난달 말(29%)에 비해 확연히 높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6월 첫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에 시장엔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울 것이란 기대가 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게이지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온스당 3000달러(약 392만원)를 목표가로 제시했다. 마크 뉴턴 펀드스트래트 기술 분석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기술적 요소를 거론하며 금값이 온스당 2500달러(약 326만원)를 넘길 것으로 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약세 기대감이 강화되고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가 지연되면서 금 가격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미국 정부 부채가 확대되는 상황도 금 가격 강세를 지지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의 방향성은 매력적”이라면서도 “시장의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는 성급해 보이고 한동안 금값 상단이 온스당 2000달러(약 261만원) 선에서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 둔화가 맞다면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이 나타날 것이고, 물가 반등이 맞다면 금리가 되돌아갈 것인데 모두 금 강세를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금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며 "무엇보다 실질금리 대비 금 가격이 고평가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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