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비건’의 출발 英비건협회 ‘비건소사이어티’ ③
[이지기획] ‘비건’의 출발 英비건협회 ‘비건소사이어티’ ③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12.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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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프리미엄에 K-비건제품도 글로벌서 경쟁력↑
​​​​​​​몇년새 급증한 비건인증, 내년에는 더 증가할 것
[이지인터뷰] 심형석 비건소사이어티코리아 대표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인증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꼼꼼하게 따져서 제품을 골라야 합니다. 한국은 건강의 관점에서 비건에 접근하고 있지만 앞으로 비건 개념은 지속가능성이나 기후변화 대응, 동물복지 등으로 더 확장될 것입니다.”  

(오른쪽부터) 심형석 비건소사이어티코리아 대표와 황지원 컨설턴트. 사진=김성미 기자
(오른쪽부터) 비건소사이어티코리아 심형석 대표와 황지원 컨설턴트. 사진=김성미 기자

비건소사이어티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심형석 하우스부띠끄 대표는 “국내 비건 시장은 초기 단계여서 시장성을 보고 다양한 민간 인증이 등장하며 난립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형석 대표는 “한국은 선진 비건시장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 기후변화 대응, 동물복지 등 궁극적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비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건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수출기업의 유럽화장품인증(CNPN) 대행 사업을 주업으로 하는 하우스부띠끄를 운영하다 유럽의 주요 트렌드인 비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2017년 비건소사이어티를 알게 됐고 이듬해부터 비건소사이어티의 한국 독점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

심 대표가 한국대표부를 맡고 있는 영국비건협회 ‘비건소사이어티’는 ‘비건(완전채식)’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비영리단체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건 단체다. 1944년 창립자 도날드 왓슨과 6명의 회원이 함께 영국 버밍험에 설립했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비건’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비거니즘(동물 착취를 통해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건 소비자들의 안전한 소비 선택을 돕기 위해 1990년대에는 국제비건인증을 만들었다. 비건인 동호회(?) 성격으로 출발한 비건소사이어티가 1990년 인증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라벨’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쉽게 비건제품을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1996년에는 지금의 ‘비건소사이어티 트레이드마크’가 생겼다. 이 마크는 동물 유래 성분 사용 여부와 동물 실험 시행 여부, 교차오염 위험까지 따져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발행하고 있다.

심 대표에 따르면 유럽 비건 시장이 본격화된 것은 최근 7~8년 사이다. 최근 5년 들어 시장이 더 활발해졌다. 비건소사이어티 인증을 받는 제품도 이때쯤 크게 늘었다.

2023년 12월 현재 전 세계 7만여개 제품이 비건소사이어티 트레이드마크를 획득했다. 인증 제품의 75%는 영국 외 국가에서 생산한다. 인증 비율 기준 1위는 영국이고 독일과 한국이 2, 3위를 다투고 있다.

비건제품하면 식음료를 주로 떠올리지만 비건소사이어티는 예상외의 최초 인증 제품도 다수 등록했다. 가죽, 바이올린, 바닥재, 매트리스, 의약품, 침구류 등도 비건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건시장이 급부상했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동물복지 등 가치소비에 눈뜨면서 비건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심 대표는 “국내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비건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은 제품이 3년 전부터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1년간 1000여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고 내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비건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은 국내기업은 CJ제일제당(식품), 농심(식품), 대상(식품), 매일우유(음료), 삼양식품(식품), 오뚜기(식품), LG생활건강(화장품), 유한킴벌리(생리대) 등 300개사다. 인증 제품은 3000개에 이른다. 식음료부터 화장품, 생활용품, 기타 일반 용품까지 다양하다. 식음료와 화장품의 인증 비율은 2:8로 화장품이 지배적이다.

심 대표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비건시장”이라면서 “세계적인 K-뷰티 수요에 맞물려 특히 화장품업계에서 적극적으로 인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음식과 화장품 등에도 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 앞으로 비건 인증 요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럽 등 해외소비자들은 이미 다양한 비건제품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K-푸드, K-뷰티 등 한국색을 갖춘 제품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는 미국과 유럽은 인증 요구가 높아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EU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방지하기 위해 제3자 인증기관의 인증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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