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공식화…연착륙 가능할까?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공식화…연착륙 가능할까?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7.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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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전환 인가 신청…지방은행 디스카운트 해소·‘상생금융’ 방향성 설정
“지방거점 은행이라는 이미지 속 전국영업망 확장 쉽지 않을 것” 분석도
로고=이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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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로 공식화하면서 기존 5대 은행의 과점체제를 깰 이른바 ‘메기효과’ 역할을 할 것인지와 함께 대구은행이 갖고 있는 실제 계획이나 목표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기효과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즉 메기란 은행업계의 신규 플레이어를 뜻한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형 시중은행에서 소외받던 중간 신용등급 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상생' 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은행 전환으로 조달 금리를 낮추고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강원도·충청도와 같이 넓은 지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이 지방은행이라 불이익을 받은 것 중 하나로 비싼 조달 비용을 꼽았다.

대구은행 신용등급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과 같은 AAA다. 그럼에도 선순위 채권은 시중은행보다 약 0.04%포인트(p),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은 0.21~0.25%포인트 높은 금리로 조달해 왔다.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한 지표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의 경우도 DGB금융지주가 0.21배로 시중금융지주 평균 PBR인 0.32배보다 낮다.

황 행장은 "시중은행급의 재무구조와 신용도를 갖추고 있는데도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저평가 받아왔다"며 "올해 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지방은행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5대 은행 과점체제를 깨서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 3월 '은행권 경영 영업관행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뒤 정책을 만들어왔다. 대구은행은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밝혔다. 시중은행 전환에 필요한 법적 요건은 모두 충족한 상태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지주회장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먼저 기존 금융회사의 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저축은행은 지방은행으로 전환이 가능해진다.

금융회사가 전환을 신청하면 금융당국은 전환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해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데 당국은 우선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밝힌 대구은행이 신청을 하는 대로 속도감 있게 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며 연내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등장하는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함으로써 기존 경쟁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한다. 언제든 기존 은행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규 은행 인가는 당국의 인가방침 발표 후 신청과 심사를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별도 발표가 없어도 건전성과 사업계획을 갖춘 사업자가 신청할 경우 심사를 시작한다. 특히,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은 심사 과정에서 기존 3개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성과와 국민경제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한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저축은행간 인수·합병 범위 확대도 추진한다. 당국은 이달 중 저축은행 인가지침 개선방안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자금과 강점을 결합한 대출상품을 출시를 장려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시작한다고 발표만 했을 뿐이라 어떻게 될진 잘 모르겠다”며 “다만 대구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좀 더 높고 금리가 낮다. 이러한 강점을 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 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해도 과점체제는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디지털로 다변화하고 있는데 규모면에서나 경쟁력 면에서나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기존 은행의 틀을 깬 것은 높이 살 일이지만 지방 거점 은행이라는 이미지 등을 감안하면 전국 영업망으로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식부터 바꾸는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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