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대환대출 늘자 '빚 돌려막기' 악순환 현실화
카드론, 대환대출 늘자 '빚 돌려막기' 악순환 현실화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1.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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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대환대출 잔액 1조3709억원, 전년대비 43% 급증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 이자 부담↑…카드사 건전성 비상
사진=언스플래쉬
사진=언스플래쉬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년 전과 비교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빚을 감당하기 위해 빚을 지는 '빚 돌려막기'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카드사 7곳(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37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가량 급증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자들이 만기 내 빌린 돈을 갚지 못할 상황에 놓이자 다시 심사를 받아 대출받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적으로 연체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일반적으로 기존 대출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대환대출 잔액 증가세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젼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5월부터 증가율이 확대되면서 37.9%로 급증했다. 이후 6월에는 48.2%로 올라간데 이어 9월에는 60%에 육박한 상태다.

이는 카드론을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이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부담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조달비용 증가로 최근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5%에 달한다. 카드사들이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 카드론 공급을 줄이는 추세라 법정 최고금리 연 20%에 육박하는 금리를 적용받는 차주들도 상당하다.

게다가 고금리로 연체율까지 동반 상승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신한·삼성·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개 카드사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5개사 평균 연체율은 1.34%로 2분기(1.27%)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카드론 대환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카드사 건전성 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채무를 청산하는 것이 아닌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대출 자산으로 분류된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일 열린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세미나’에서 "카드업권은 매출 성장세가 제한되는 가운데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영업비용 절감 여부가 신용판매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대출 및 할부금융자산의 악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비카드 여전업권은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건전성의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대출은 연체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존 대출보다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며 "고금리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큰 부실로 돌아오지 않도록 좀 더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저소득 차주들은 이미 최고금리에 가까운 대출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비율이 높다"며 "카드 업계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그들의 상환여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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