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내년에도 자금 조달 어렵다" 위기감 확산
카드업계, "내년에도 자금 조달 어렵다" 위기감 확산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2.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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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조달 여건이 완화 불구 내년까지 고금리 장기화 전망
만기채권과 연체율 '빨간불'...금융당국 상생금융 압박 부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5%에 육박했던 여전채 금리가 최근 4% 초반까지 떨어져 안정화되고 있다. 여전채 금리 하락에 자금 조달 여건이 완화됐다. 하지만 불어난 연체율 등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남아 있어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4.123%로 지난달(4.927%)과 비교해 0.804%포인트(p)나 떨어졌다.

앞서 여전채 금리는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초 5%대 기록한 뒤 지난 3월 3.8%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불거진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반등해 지난달 말 4.938%까지 상승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카드사들은 예·적금 같은 수신기능이 없어 여전채나 차입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는 여전채 금리 오름세가 카드사 비용 부담 가중과 연결된다는 의미다.

7개 카드사의 3분기 기준 평균 조달금리를 살펴보면 3.05%로 지난해 평균 조달금리(2.31%)보다 0.74%p나 높아졌다. 그 결과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이 2조91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0.7%나 급등하는 등 실적악화를 부추겼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순익 총합(롯데카드 로카모빌리티 매각이익분 제외)은 1조810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원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1년새 18.4%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46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그 외 ▲삼성카드(4301억, -5.8%) ▲국민카드(2724억, -22.7%) ▲하나카드(1274억, -23.1%) ▲우리카드(1181억, -34.1%) ▲BC카드(696억, -48.2%) 등도 실적이 부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여전사의 조달 환경이 개선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달보다 자금 조달 여건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내년까지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6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2회 여신금융포럼'에서 내년 카드업 전망에 대해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수수료율 인상과 인하 여력에 모두 제한된다"며 "영업비용의 효과적 절감 여부가 카드사의 수익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4년에도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과 대출자산 건전성은 고금리 지속과 소비 둔화, 누증된 가계부채 등으로 인해 올해 대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기적으로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함께 차주의 실질적 상환 부담을 고려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카드사의 연체 리스크가 가계대출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연이어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재무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도 카드사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매분기 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사실상 수수료도 0%대에 머물러 있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은행권에 이어 지난 6일 보험사 CEO들과 상생금융을 골자로 한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권에선 현재 명확한 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달 중 카드업권을 대상으로 CEO 간담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카드사들은 청년층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2조원대의 지원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는 올해 실적과 건전성 등이 동반 악화된 가운데 반년 만에 다시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하락세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그에 비해 연체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어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제로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고려할만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업계 내부의 상황을 토로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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