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025 빅트렌드 ‘AI’...미래 경쟁력의 핵심 - ① 중공업·화학·에너지
AI 시대 속 전환 더딘 중공업…경쟁력 확보 위해 AI 도입은 필수
조선·철강·화학·에너지·정유 등 AI 기술 적용 및 디지털전환 노력
스마트팩토리 구축…생산성 향상 및 불량률 제고, 비용절감 실현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을 이뤄온 건 산업이다. 특히 이른바 ‘중후장대’라 불리는 조선, 철강, 금속, 기계, 화학, 에너지 등 중공업이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심화와 환경 규제 강화, 생산성 향상 요구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 각종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 도입이 필수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중공업은 전통적으로 자본과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마트 제조와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는 추세다. 디지털전환은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 관리를 강화하며,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데 기여한다. 또 탄소배출 감소 등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는 중후장대 산업에서 생산공정, 설비유지보수, 품질관리, 에너지관리, 탄소배출관리 등을 최적화해 준다. AI 기반의 예측 모델은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불량률을 줄일 수 있다. 예측 유지보수 기술을 통해 설비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고, 가동 중단 시간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제품 품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결함을 조기에 발견하여 품질을 대폭 향상할 수 있다.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공장의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AI 기술은 탄소배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감축 방안을 제안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 철강산업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공정 최적화, 품질 개선, 비용 절감,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철강 생산 공정은 다단계이며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한다. 때문에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공정 조건을 도출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안정성 강화 등 경쟁력 제고의 효과적 수단인 것이다.

◆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넘어 인텔리전트팩토리로 발전
국내 철강산업에서 AI 도입 및 디지털 전환은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이를 선도하는 주요 기업들이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산업의 대표 주자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의 의지가 크다. 장 회장은 철강 부문에서 원가 1조원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장 회장은 “기존의 스마트팩토리를 AI와 로봇 기술이 융합된 인텔리전트팩토리로 발전시켜 저탄소 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안전한 현장을 만들 것”이라는 구상을 제시했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생산 공정에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철강 연속공정의 특성을 반영해 딥러닝 AI 기술을 적용했으며, 이를 토대로 한 스마트 용광로를 가동 중이다. 스마트 용광로는 연료·원료의 성분과 용광로 상태를 체크하고 조업 결과를 예측해 조업 조건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또 무인설비 점검을 위한 이동로봇 통합관제시스템을 시범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근로자가 직접 살피기 어려운 고위험 위치의 설비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있다.
나아가 공정마다 AI 시스템을 적용해 조업 안정성은 물론 생산성과 품질을 모두 개선했다. AI와 IoT를 활용한 스마트 안전 설루션을 개발해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더불어 현장에서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지게차에 안전 제동 AI 시스템을 도입해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물류 과정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를 이용해 물류 흐름을 최적화하고, 자동화된 창고 시스템을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실제 생산 공정과 동일한 가상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 현대제철, AI 기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안전문화 정립
현대제철은 스마트 제조와 AI 기술을 활용한 설비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을 통해 설비의 고장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또 데이터 기반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고품질 제품 생산을 실현하고 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미래성장동력 확보, 탄소중립 실현, 안전문화 정립 등을 위해 AI 기술 활용을 강조한 바 있다.
무엇보다 작업자의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 고위험지역 사고 예방을 위해 AI와 IoT 기술을 접목한 4족 보행 로봇 등 스마트 안전 기기를 현장에 적용, 위험 요소로부터의 보호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앞으로도 AI 기술이 탑재된 가스센서와 카메라 등을 부착해 현장 활용을 늘려나가는 한편, 고위험 작업 대체를 위한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 안전기기 운용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스마트 제조 시스템, AI 기반 품질예측 시스템, 자동화 및 로봇 공정, 스마트 물류 시스템 등을 구축,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전환 전략을 추진 중이다. AI와 IoT를 활용해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구축, 생산라인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
또 로봇 공정 자동화를 도입해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철강 제품의 용접이나 절단 작업을 로봇이 담당하면서 이를 통해 인건비 절감과 생산 속도를 높였다. 물류 관리에서도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AI 기반의 물류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해 운반 경로를 최적화하고 재고 관리와 출하 계획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고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 체제인 신개념 전기로 ‘하이큐브’를 강조한다. AI가 철스크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며, 이 기술을 통해 현재 고로에서 생산되는 고급 판재류를 전기로에서 생산해 친환경 제품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장비 수명이나 고장 여부 등을 파악하는 예지보전, 작업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비전 AI 등 현장에 활용하는 AI 기술을 넘어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사내 지식정보 플랫폼 ‘HIP’를 도입했다. 임직원들이 질문하면 바로 답변하는 사내 전용 챗봇 서비스다. 71년간 쌓아온 수많은 데이터를 자산화하고 적극 활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 동국제강,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 및 AI·IT 분야 적극 투자
동국제강은 지난 2018년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AI 도입 및 디지털 전환에 한층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자회사 동국씨엠 부산공장에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 동국인베스트먼트를 출범해 AI 및 IT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 요구 사항에 맞는 제품을 신속히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제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통해 공급망 효율성을 강화했다.
스마트팩토리와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AI는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또 생산 과정에서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불량률을 줄였다. AI는 제품의 품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불량 발생을 예측해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도 주목할 만하다. 가상의 생산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분석하고 최적화한다. 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국제강은 에너지 소비 최적화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AI를 통해 생산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이처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K-철강 3사는 모두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철강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품질 관리 시스템, 예측 유지보수, 자동화 시스템 등 다양한 디지털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런 기술들은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비용 절감과 품질 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K-조선, AI와 디지털트윈 기술로 전통적 한계 극복 및 지속가능한 성장
조선산업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설계, 생산, 운영, 유지보수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 효율성 향상, 안전성 강화, 지속가능성 구축,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서다. 이런 변화를 통해 K-조선은 전통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 설계와 생산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설계 정확도를 높이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정 효율화를 꾀했다. AI를 활용해 연료 소비를 최소화하고 최적의 항로를 제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IoT, AI, 로봇 공학을 결합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한화오션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생산 효율성 향상, 안전성 강화, 지속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야드 구축, 드론 및 AI 활용, 로봇 도입 등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 개발 및 시범 운항에 성공했다. 선박 설계와 생산 과정에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작업 효율성 증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AI와 IoT를 결합한 원격 모니터링 및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고난이도 용접 작업에 AI 로봇을 도입해 품질과 생산성 향상하는 등 AI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 화학산업, 제조공정 및 물류최적화에 AI와 디지털전환 추진
화학산업에서도 AI와 디지털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효율성 증대, 연구개발(R&D) 가속화,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함이다. 고성능 배터리,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등 신소재 개발이나 AI를 기반으로 한 화학반응 시뮬레이션 등 R&D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정 최적화, 예지 보전, 품질 관리 등 제조 공정은 물론 물류 최적화 등 공급망 관리, 탄소배출 관련 지속가능성까지 다양한 과정에서 AI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LG화학은 AI 기반 배터리 소재 개발, 공정 최적화, 지속가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AI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연구개발 시간을 수년에서 수개월로 단축했으며, 개발 비용 절감과 함께 시장 출시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구축, 친환경 소재 개발 등에 적극 활용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해 석유화학 플랜트의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및 시뮬레이션을 진행, 운영 비용 절감, 에너지 소비 최적화, 설비 수명 연장 등을 이뤘다. 또 AI를 활용해 화학제품의 외관과 품질을 검사해 불량률을 낮추고,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기술을 개발해 탄소배출을 최적화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AI 기반 태양광 소재 연구에 한창이다. 머신러닝이 소재의 광전도성과 내구성을 예측해 연구 효율을 높였다. AI와 IoT를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 공정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생산설비 운영의 최적화를 이뤘다. 아울러 재활용 플라스틱 공정을 최적화해 환경오염 감소 등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 에너지산업, 에너지 생산·관리·소비 최적화로 효율성 강화
국내 에너지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에너지 생산, 관리, 소비 최적화를 추진하면서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AI 도입을 통해 에너지 생산 최적화, 소비 효율화, 환경적 지속가능성, 비용 절감 및 경쟁력 강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환경적 책임을 다한다는 목표다.
한국전력공사(KEPCO)는 AI로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전력망 운영을 최적화하고 있다. IoT와 AI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전력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고, 에너지 분배 효율을 높였다. 발전 설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고장 가능성을 AI로 예측해 유지보수 시점 최적화하며,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생산량 예측 및 효율 개선 등을 수행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AI를 활용해 원자력 및 수력 발전소의 운영 데이터를 분석, 효율적인 가동 방안을 도출했다. AI로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상 상황을 사전에 감지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통합 플랫폼을 통해 풍력, 태양광, 수력 발전소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발전량 예측 및 운영 최적화에 힘을 싣고 있다.
SK E&S는 AI를 활용해 천연가스 수요를 예측해 최적의 공급 계획을 수립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AI와 IoT를 결합해 탄소배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감축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빌딩 관리 시스템 개발로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에너지 효율 설루션 운영 등 다각적인 AI 활용을 진행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ESS 운영 최적화, 태양광 발전량 예측, 스마트팩토리 에너지 관리 등 AI를 도입해 운영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에서도 태양광 발전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플랫폼 개발 등 예측 및 유지보수, 운영 최적화를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 정유산업, AI 기반 복잡한 정유 공정 분석 및 최적화된 운영 조건 도출
우리나라 정유 기업들은 AI를 도입해 정유 공정의 효율화, 설비 운영 최적화, 품질 관리 강화, 지속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복잡한 정유 공정을 AI로 분석해 최적화된 운영 조건 도출, 에너지 소비 절감, 유지보수 비용 절감, 품질 및 안전관리, 사고 위험 사전 감지, 친환경 연료 개발, 에너지 전환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SK에너지는 AI로 원유 처리량 증가, 에너지 소비 감소, 생산 효율성 향상, 설비 예지 보전, 친환경 연료 개발 등을 이뤄냈다. GS칼텍스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품질 관리 시스템, 탄소감축 방안 도출 등에 AI를 적용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AI 기반 정유 공정 최적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친환경 연료와 바이오 연료 개발 공정을 최적화했으며, S-OIL은 IoT 센서와 AI를 결합해 정유 공정의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하고 수소연료 등 친환경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정유 기업들은 AI를 통해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AI 기반 디지털전환은 정유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품질 및 안전성 개선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정책 마련 등 민관협력 중요…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TF 출범 등 범정부 지원
철강업계에서 자체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향한 노력을 진행, 미래 경쟁력 확보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기술 도입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민간 차원의 도전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마련과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AI 전환은 장기적으로 철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업계의 협력을 통해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AI 기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부족으로 AI 기술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생산 공정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 저장, 분석하는 시스템은 물론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5월 ‘AI 자율제조 전략 1.0’ 정책을 발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생산성 향상을 추진 중이다. 현재 AI 전환 수준이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제조업 현장을 고도화하기 위해 단계별로 200개의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 AI 자율제조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의 R&D 투자를 통해 현재 AI 자율제조 확산률 9% 수준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중소 제조업체들의 AI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중소제조인공지능혁신 TF’를 출범했다.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육성, 제조데이터 표준화 및 실증, 맞춤형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중소 제조업체들의 AI 도입 장벽을 낮추고,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및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AI 제조 플랫폼(KAMP)’를 통해 AI 도입을 위한 컨설팅 및 설루션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는 9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TF’를 출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고 글로벌 공급과잉 및 탈탄소 전환 등 철강산업의 대내외 현안 대응에 박차를 가한다. 산학연의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TF는 단기적으로 통상 현안에 민관이 협업해 대응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TF는 산하에 ▲경쟁력 강화 ▲저탄소 철강 ▲통상 현안 등 3개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분과별로 철강산업 발전방안, 저탄소 철강 이행을 위한 핵심과제, 철강 통상환경 변화와 과제 등을 도출한다. 이를 토대로 친환경·고부가 철강산업으로의 전환 노력과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적시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TF 공동위원장인 민동준 연세대 교수는 “철강산업이 오래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AI, 신소재 등 새로운 ‘콘드라티예프 파동’을 넘기 위해 과거 연관산업과 함께 성장해온 것처럼 미래 연관산업과 손잡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2025년은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TF에서의 논의를 종합해 실효성 있는 철강산업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