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025 빅트렌드 ‘AI‘…미래 경쟁력의 핵심 - ③ 자동차
세계 자동차업계, AI 시대 발맞춰 자율주행 상용화 잰걸음
‘바퀴달린 스마트폰’ SDV, 모빌리티 뉴트렌드로 자리잡아
자동차 제조공장에도 AI 탑재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임박

글로벌 산업계에서 AI 혁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나라 정부는 연구개발(R&D)을 비롯해 디자인, 유통, 에너지, 공급망, 안전 등 산업 전반에 AI를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에서도 자율주행 등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개발에 소프트웨어 개발 접근 방식을 채택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가 모빌리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SDV는 차량의 주요 기능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되고 제어되는 차량을 의미하며, 일명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불리기도 한다.
SDV는 다양한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행 데이터, 환경 정보, 사용자 선호도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최적화된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맞춤형 추천 서비스와 기능을 제안, 사용자가 자신의 차량을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AI를 통한 실시간 대규모 데이터분석으로 자율주행, 예측유지보수, 차량관리 등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나아가 음성인식 및 자연어 처리와 같은 AI 기술을 활용해 차량 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이러한 소프트웨어 기반의 인터페이스는 차량과 사용자의 상호작용을 한층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만든다.
지은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SDV 생태계는 ICT 강국으로서의 탄탄한 기술적 기반과 현대자동차, 기아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견고한 생산 역량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AI 기술 강화

먼저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일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모빌리티 설루션 고도화에 나셨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SDV는 물론 로보틱스 등 핵심 모빌리티 설루션을 지능화하고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AI 기술 적용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가상 환경에서 신규 공장 구축 및 운영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조 효율성과 품질 향상 및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툴을 활용해 AI 모델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학습시키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필요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또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Isaac)‘으로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부사장은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혁신들을 내실화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의 신형 모델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에는 ‘현대 AI 어시스턴트‘라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해당 AI는 “헤이 현대”라고 말하면 활성화되는 생성형 AI로, 운전자와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기능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정교하게 개선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에도 AI 로봇을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도요타그룹과 협력해 AI를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 계열 로봇 제조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로봇에 도요타리서치연구소가 개발한 AI를 적용한 방식이다.
◆ HL클레무브, 삼성 자회사와 맞손…SDV 시대 선점 기대감

자율주행 설루션 전문기업 HL클레무브는 ‘CES 2025‘ 현장에서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과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Central Compute Platform,중앙 집중형 플랫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SDV 시대 선점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양사의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을 통해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통합된 플랫폼, 즉 2개 기능이 내재된 1개의 중앙 제어기에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또 원가절감과 설계 유연성은 물론 에너지 효율까지, 향상되는 모든 부분이 실익으로 작용된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 계약 체결에 앞서 통합 크로스도메인 플랫폼 시제품 개발과 트랙 테스트가 완료됐다.
하만은 ‘CES 2025‘를 통해 운전자와 탑승자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레디케어(Ready Care)‘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AI 음성비서 ‘루나‘는 운전자의 졸음 여부나 스트레스 등을 감지해 운전자가 더욱 안전하게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 미국·중국 등 글로벌 시장서도 AI 주목…자율주행 시스템 경쟁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수 기업들도 AI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육성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과 더불어 중국 정부도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먼저 미국 테슬라는 2022년 처음 선보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올해 공장에 1000대를 시범 배치하고, 2026년부터는 대량 생산해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AI는 홍콩에서 무인택시를 운행한다. 포니AI는 홍콩국제공항 직원에게 무인택시 통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후 홍콩의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포니AI는 한국과 룩셈부르크, 중동 등에서도 자율주행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또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운행하는 바이두도 지난해 말 무인택시 사업 첫 해외 진출지인 홍콩에서 정식 면허를 발급받았다. 바이두의 로보택시 사업은 올해가 관건이라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BYD(비야디), 상하이자동차 등 9개의 중국 자동차기업이 레벨 3·4 자율주행 시험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조민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정책전략실 책임연구원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 평가방법론에 대한 국제표준 등 글로벌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및 내재화해야 한다“며 “국내에 기구축된 시설들의 연계방안 확보 및 필요시설 신규 구축 검토 등을 통해 평가체계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