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비용 89%급증…코로나19發, 충당금 확대탓
[이지경제=문룡식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손실흡수능력 제고 차원에서 충당금을 크게 쌓은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은 8일 ‘2020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통해 국내 시중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2조3000억원으로 전년(13조9000억원)보다 11.5%(1조6000억원)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41조2000억원으로 1.2%(5000억원)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이 1.41%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9.7% 늘어난 덕이다.
이 기간 비이자이익은 6조6000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11.7% 불었다. 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4000억원 가량 증가했고,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환·파생상품 관련이익도 4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신탁 관련이익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영업 위축 등으로 3000억원 줄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4조1000억원으로 전년(23조7000억원)보다 1.9% 증가했다. 인건비는 4000억원 늘어난 반면, 물건비는 1년 전과 비슷했다.
대손비용은 7조원으로 전년 3조7000억원보다 88.7%(3조3000억원) 뛰었다.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영향이다.
영업외손익은 9000억원으로 전년 1조1000억원보다 손실폭이 3000억원 축소됐다. 법인세비용은 4조20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감소 등으로 전년 4조9000억원보다 13.5%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42%, 5.63%로 전년 동기대비 0.10%포인트, 1.09%포인트 내려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