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문룡식 기자] 코로나19 정국이던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인당 국민소득 역시 줄었다.
한국은행은 4일 ‘2020년 4분기와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1998년 외환위기 직후인 22년 만에 첫 역성장이다. 이로 인해 1인당 국민소득 역시 3만1000달러(3488만원)대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4.8%대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선방했다는 일각의 평가다.
이 같은 역성장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수출과 민간소비가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반복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민간소비는 4.9% 줄면서 역시 1998년(-11.9%)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수출 역시 각국의 봉쇄조치 등으로 2.5% 감소해 1989년(-3.7%) 이후 가장 낮았다. 건설투자도 0.1% 줄었다.
반면, 정부소비는 4.9% 늘었다. 역성장을 방어하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출한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설비투자는 6.8% 성장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755달러로 전년(3만2115달러)보다 1.1% 감소했다. 2019년(-4.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1인당 국민소득은 명목 GNI을 인구로 나눠 산출되며,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 GDP 성장률이 0.3%로 1998년(-0.9%)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 상승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감소해 서다. 이를 감안할 경우 원화로는 3747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0.1%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2%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0.3%포인트 하향 수정됐으나 수출(0.3%포인트), 설비투자(0.1%포인트), 민간소비(0.1%포인트) 등이 상향 조정됐다. 1분기(-1.3%), 2분기(-3.2%)까지 역성장 충격이 컸지만 3분기 2.1%로 반등한 뒤 4분기까지 반등세가 이어진 셈이다.
연간 명목 GDP 증가율은 0.3%로 1998년(-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명목 GDP는 해당 연도 물가를 반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체감 경기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1.3%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생산 활동을 통해 발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전년(-0.3%)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다. 이는 국민 체감소득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