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기획] 코로나19 시대, 오너 얼마 받았나⑤(끝)
[이지경제 기획] 코로나19 시대, 오너 얼마 받았나⑤(끝)
  • 이민섭 기자, 양지훈 기자
  • 승인 2021.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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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피 다른 인성, 조현식 효성 회장 對 조현범 한타 사장
조 회장, 46억원 수령 3% 증가…직원, 평균 8800만원 수령
조 사장, 93.7% 급증한 25억2천600만원 받아…상여금 6배↑
조 회장은 지난해 급여 32억원, 상여금 14억4000만원, 기타 100만원 등 46억41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이다. 사진=이민섭 기자, 효성
조 회장은 지난해 급여 32억원, 상여금 14억4000만원, 기타 100만원 등 46억41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이다. 사진=이민섭 기자, 효성

[이지경제=이민섭 기자, 양지훈 기자]] 재계 22위 효성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이 다소 주춤했지만, 조현준(53) 회장의 연봉이 오르면서 직원과의 급료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재계 38위 한국앤컴퍼니 조현범(49) 사장 역시 비슷하다.

조 회장의 부친 조석래 회장과 조 사장의 부친인 조양래 회장이 형제라, 조 회장과 조 사장은 사촌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해 매출 매출은 2조7826억원으로 전년(3조1756억원)보다 1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88억원, 순이익은 12억원으로 각각 31.3%(633억원), 99.2%(1488억원) 급감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의 연봉은 늘었다.

조 회장은 지난해 급여 32억원, 상여 14억4000만원, 기타 100만원 등 46억41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1억240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조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효성ITX를 통해 급여 4억6000만원, 상여 1억8200만원 등 6억4300만원을 것을 더하면 조 회장은 지난해 52억8400만원을 급료로 받았다. 주식 배당금 등을 합하면 조 회장의 지난해 수익은 더 뛴다.

반면, 효성 직원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8800만원을 수령해 전년보다 4.4%(400만원) 줄었다. 이로 인한 조 회장과 직원간 연봉 격차는 60배로 나타났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지난해 보수로 25억2600만원을 받았다. 전년보다 93.7%(12억1900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급여는 소폭 하락했으나, 상여금이 6배 이상 증가해서다.

지난해 조 사장의 급여는 10억1700만원으로 전년(10억7000만원)대비 5%(5300만원) 줄었다. 반면, 이 기간 상여금은 2억3700만원에서 15억900만원으로 536.7% 늘었다.

상여금이 급증한 조 사장과 달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직원의 평균 연봉은 4.2% 인상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직원 6655명의 1인당 평균 연봉은 7400만원이다. 전년(직원 6736명, 평균 7100만원)대비 4.2%(30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실적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지난해 보수로 전년보다 93.7% 급증한 25억2600만원을 받았다. 사진=양지훈 기자, 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지난해 보수로 전년보다 93.7% 급증한 25억2600만원을 받았다. 사진=양지훈 기자, 한국타이어

지난해 연결 기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매출은 6조4531억원으로 전년(6조8833억원)보다 6.2%(4302억원)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283억원으로 15.5%(843억원)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3852억원으로 10.3%(444억원) 감소했다.

경영능력의 척도인 조 사장의 보수가 급등할 이유가 없다는 게 시민단체 지적이다. 게다가 조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7억원 이상을 받아, 법원은 항소심에서 조 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지난해 11월 선고했다.

지난해 조 사장이 재판을 받으면서 경영에서 손을 놨지만, 거금의 보수를 챙긴 것이다.

조 사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51)도 당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조 사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에 선임됐으며,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 씨와 결혼했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권 초기 효성 그룹도 정권의 표적 수사 대상이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기업 가치를 꾸준히 개선한 점을 고려해 (조 사장에게) 장기성과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은 “전년대비 줄어든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조현범 사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달 초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사회 의장을 조현식 부회장에서 조현범 사장으로 바꾸는 안건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2018년 지주사 이사회 의장직에 오른 조현식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3년 만에 조현범 사장에게 넘기게 됐다.

조양래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자사 주식 전량을 조 사장에게 양도하자, 조현식 부회장은 의장과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권오일 경실련 경제 정책국장은 “CEO 등 임원의 보수 책정 방법은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국내 기업은 임원 보수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며 “경영성과에 따른 보수와 상여금 지급은 당연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도 임원의 보수를 선정하는 이사회 구성원이 오너와 우호적인 구조로 구성돼 있어 직원, 일반 주주 등 견제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민섭 기자, 양지훈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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