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애물단지로 전락한 은행(銀杏)의 계절이다.
도심에 자리한 은행나무는 여전히 여름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지만, 성급한 암나무는 은행을 떨어트리고 있다.
은행나무는 신생대 에오세 시대에 번성했던 식물로 2억7000만년 전의 화석에서도 은행나무가 나온다.
은행(학명 Ginkgo biloba L)에서 추출한 징코플라본글리코사이드는 혈액순환 개선제로 쓰이며, 은행과 은행잎은 천식과 기침을 그치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
암수 따로인 은행나무는 질병과 곤충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오래 살기 때문에 도심 가로수로 주로 쓰인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국 도심에서 가을이면 은행 쟁탈전이 펼쳐졌다. 가로수 아래 떨어진 은행을 줍기 위해 시민들이 혈안이라서다.
그러다 2000년대 후반 가로수 은행이 중금속에 오염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후 은행을 줍는 시민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자연스레 인도에 은행이 쌓이고, 행인의 발아래 뭉개진 은행은 불쾌한 냄새를 풍기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5일 낮 서울 여의도 이면도로 등에서 포착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저작권자 © 이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