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한 카드 툭하면 '단종'…카드社의 '감탄고토(甘呑苦吐)'
쓸만한 카드 툭하면 '단종'…카드社의 '감탄고토(甘呑苦吐)'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8.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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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2분기 민원 2368건...1분기(1562건) 보다 50% 급증
카드부문 수익 부진으로 추가적인 혜택 유지 어려워 단종 조치
업계 관계자 "이용률 증가 불구 수수료 높아 수익 한정적" 언급
사진=언스플래쉬 제공
사진=언스플래쉬 제공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최근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알짜카드 단종 등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자 관련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카드사 측의 이같은 행태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감탄고토(甘呑苦吐)'에 빗대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2분기 민원은 총 2368건으로 1분기(1562건)보다 50% 넘게 늘었다.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된 곳은 시장점유율 1위사인 신한카드였다. 2분기 신한카드 민원은 1369건 접수돼 전 분기(392건)의 3배 가까이로 늘었다. 회원 10만명당 민원도 ▲신한카드가 6.2건으로 가장 많았다. 롯데(1.8건), 현대(1.7건), 하나(1.4건), 삼성(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민원이 감소한 카드사들도 있다. 삼성카드 (32.1%↓), 우리카드(23.3%↓), 현대카드(22.6%↓), KB국민카드(16.7%↓)는 전분기에 비해 되레 건수가 줄었다.

신한카드는 알짜 카드인 ‘더모아카드’ 혜택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더모아카드’ 혜택을 축소한 신한카드의 경우 전분기보다 민원건수가 200% 이상 증가했다.

더모아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줘 ‘혜자 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로 불렸다. 일부 소비자는 이런 혜택을 활용해 5999원씩 여러 번 나눠 결제해 적립금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식으로 이른바 '짠테크'를 하기도 했다. 999원에 상당하는 포인트를 여러 차례 쌓는 식이다. 신한카드는 이런 방식의 분할 결제를 지난달 1일 부로 제한하려다 막판에 소비자 반발로 잠정 보류하기도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한 때 민원이 잠시 증가한 적은 있지만 조치 보류로 해당 이슈는 일단락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것은 다른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카드는 전월 실적과 관계 없이 가맹점에서 0.7% 무제한 할인을 제공하는 ‘뉴아이앤유’ 카드를 이달 말부터 단종시킨다. KB국민카드는 인기 쇼핑 카드였던 ‘탄탄대로’ 시리즈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롯데카드는 ‘인터파크·벨리곰 카드’ 등 온라인·홈쇼핑 할인 카드를, 현대카드는 ‘제로 모바일 에디션2′ 등을 단종 조치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 등 8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1~6월) 단종한 카드는 159개에 달한다. 이는 작년 한 해 단종된 카드 116개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연간 민원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단종된 카드는 159개로 지난해 연간 단종 카드 수(116종)를 넘겼는데 이후에도 단종이 예고된 상품이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카드부문 수익 부진으로 더 이상의 추가 혜택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단종의 불가피성을 호소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중금리 대출과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대출성 사업에 매진하는 것도 본업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년간 가맹점 수수료는 약 1300억 적자다"라며 "카드 이용률은 증가했는데 수수료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카드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이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인기있는 카드 혜택들이 다르다"며 "새로 생기는 카드도 있는 만큼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 카드는 단종하는 식으로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또 사전예고 없이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질문에 업계 관계자는 "카드는 고객이 직접 개설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일절 없다"며 "오히려 카드로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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