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조달비 상승에 성장 둔화 지속 우려
5대 금융지주, 조달비 상승에 성장 둔화 지속 우려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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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농협 순이익 역대 '최대'…신한·우리, '하락'
조달비용 급증 속 순이자마진↓ 성장세 둔화 '뚜렷'
5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5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KB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들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에 따른 높아진 조달비용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당국에서는 고금리로 인해 내년 경제 성장이 더욱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해 4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5조64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 감소했다. 다만 경기 악화와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이 나온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4조3704억원으로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어 ▲신한금융 3조8183억원 ▲하나금융 2조9779억원 ▲우리금융 2조4380억원 ▲농협금융 2조450억원 순이었다.

특히 KB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4조3704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3분기에도 ‘리딩금융 그룹’ 자리를 지켰다. 국민은행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88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3분기 누적 기준 최대실적을 냈다.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순익이 각각 11.3%, 8.4% 줄어들었다.

금융권은 대손충당금 부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5대 지주의 3분기 누적 충당금 규모는 8조6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6%(3조3194억원)나 증가했다. 

특히 신한금융의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4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늘었고, 하나금융의 3분기 충당금 전입액도 4410억원으로 전년(1722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채무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뜻한다. 대손충당금이 많이 잡힐수록 수익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금융권은 4분기에도 고금리에 경제 불확실성으로 관련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다양한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향후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현 상황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 참여한 양재혁 하나금융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비은행 포트폴리오와 관련해 연금, 자산운용, 자본시장 부문이 취약하기 때문에 M&A를 고민하고 있다"며 "성장보단 효율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컨퍼런스콜에 나선 김건호 우리금융지주 미래사업추진부문장 역시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대주주 관련 매각 명령이 있는 저축은행은 합병이 가능하다고 개선 명령한 바 있다"며 “이를 고려해 저축은행 합병을 고려 중으로 시장에서 언급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또한 검토 중인 사안이 맞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9월 말 기준으로 은행권 연체율이 전분기 보다 상승했다"며 "경제 상황도 저성장인 상태로 충당금으로 인해 전년보다 순익이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4분기에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최근 '횡재세' 부과 검토 여부에 대한 말도 많아지면서 대내외적으로 복잡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횡재세는 과도한 이익을 거둔 것에 대해 일정 수준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자산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라 답답함이 크다"며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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