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 회장, 분당서 재기한다
박정원 두산 회장, 분당서 재기한다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1.03.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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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부터 분당 사옥으로 이전…重, 밥캣 지분인수·그린뉴딜 수혜
작년 인프라코어·중공업·건설·밥캣 등 주력 계열사 수익성 ‘급감’
재무건전성, 빨간불…지주사·주력사4곳 평균부채비율 370% 육박
박정원 두산 회장이 분당 사옥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도약을 노린다. 사진=이민섭 기자, 두산
박정원 두산 회장이 분당 사옥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도약을 노린다. 사진=이민섭 기자, 두산

[이지경제=이민섭 기자] 박정원 두산 회장이 성남 분당 사옥에서 재기를 노린다.

지난해 5월 현재 재계 15위인 두산그룹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코로나19가 맞물이면서 지난해 지주 회사인 두산을 비롯해 그룹의 주력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두산밥캣 등의 실적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 기업의 재무건전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유동비율 역시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기준치에는 한참 부족하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지난해 매출 16조9693억원, 영업이익 2749억원, 순손실 96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5.9%(1조722억원) 줄었으며, 영업익은 같은 기간 85.1%(1조5811억원) 급감했다. 순이익은 전년(4331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주력 계열사 4곳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기간 매출 7조9341억원, 영업익 6585억원, 순이익 2850억원을 각각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익, 순이익이 각각 3%(2517억원), 21.6%(1818억원), 27.9%(1106억원) 줄었다.

성남시 분당두산타워. 사진=이민섭 기자
성남시 분당두산타워. 사진=이민섭 기자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5조1324억원, 영업익 1540억원, 순손실 83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3.3%(5272억원)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5.6%(9228억원) 급감했다. 순손실은 전년 1043억원에서 703.8%(7341억원)로 크게 늘었다.

두산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조8286억원, 영업이익은 299억원, 순손실은 165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5.7%(988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9.9%(448억원) 급감했다. 다만, 순손실은 전년 751억원에서 38.8%(292억원) 개선됐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4조762억원, 영업익 3396억원, 순이익 22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5.2%(2265억원) 줄었으며, 영업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25%(1133억원), 13%(340억원) 감소했다.

실적 악화로 이들 기업은 재무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우량 기업으로 간주하고, 기업의 지급능력 또는 신용 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은 200% 이상이어야 한다.

기업별 유동비율을 살펴보면 두산 79.6%(전년比 11.5%↑), 두산인프라코어 130%(34.1%↑), 두산중공업 76.1%(8.3%↑), 두산건설 63%(11.9%↑), 두산밥캣 185.8%(52.2%↑) 등 모두 증가했지만 기준치(200%)에 부족했다.

지난해 부채 비율 개선뷸구, 재무건전성 ‘빨간불’

반면, 부채비율은 두산 290.6%(38.6%↓), 두산인프라코어 167.9%(2.3%↑), 두산중공업 259.7%(40.3%↓), 두산건설 422.8%(111.5%↓), 두산밥캣 701.5%(26.2%↑) 등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채비율율은 자본의 타인 의존도를 뜻하며, 두산을 비롯해 주력 기업들이 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두산은 내년까지 성남시 정자동 신사옥인 두산타워로 입주를 마치고 도약을 노린다.

올초부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일부 부서가 분당두산타워로 이전했으며, (주)두산, 두산밥캣, 두산큐벡스 등 주요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이곳에 둥지를 튼다. 이곳에는 두산과 계열사 직원 4000~5000명이 상주한다.

아울러 두산은 신사업성장동력도 마련하고, 회복에 속도를 낸다.

정부가 전남 신안에 2030년까지 8.2GW 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점을 고려해 두산중공업은 풍력터빈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등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대한 수혜가 예상된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두산밥캣은 두산의 알짜배기 사업부인 ‘산업차량 BG’를 인수하고, 지게차 사업 진출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 소형건설장비 브랜드 파워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를 낸다.

굴삭기 등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일부 부서는 분당두산타워로 이전을 마치고 최근 새롭게 시작했다. 사진=이민섭 기자
굴삭기 등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일부 부서는 분당두산타워로 이전을 마치고 최근 새롭게 시작했다. 사진=이민섭 기자

아울러 두산인프라코어는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최근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두산중공업과 합병하키로 했다. 이에 따라 투자부문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51%)이 두산중공업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는 두산중공업에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설명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부터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정책 발표와 지속적인 호실적, 미국 단독주택 착공 증가 등을 바탕으로 두산의 북미 성장이 예상된다”며 “재고축적 수요까지 반영한다면 두산밥캣의 북미지역 매출은 올해 대비 32%까지 급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분할과 매각이 임박했다. 모기업의 분할로 지배구조 변화가 두산밥캣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없다”면서도 “두산인프라코어 분할매각의 목적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에 있는 만큼 향후 두산밥캣의 배당증액 등은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두산의 지게차 부문 인수에 대한 우려도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인수가 완료되면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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