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시장 불황…"탈출구는 연구개발과 투자"
글로벌 반도체시장 불황…"탈출구는 연구개발과 투자"
  • 최준 기자
  • 승인 2023.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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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EU 지원 정책 강화, 역내 제조 경쟁력에 주력
美·中 패권 경쟁으로 기업 인수합병 시선 부정적
KIET,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시장 전망 긍정적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사진=SK하이닉스

[이지경제=최준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신제품 개발 주기 연장, 코로나19 이후 수요 급감, 세계 경제 불안 등으로 인해 반도체 시장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한국 역시 반도체 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상 속에 인공지능(AI), 전자기기 등의 사용이 늘면서 이에 적용되는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한 세계 주요국들의 반도체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까지도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무역수지는 2022년 2월 이후 지난 5월까지 1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적자의 큰 요인으로 지목된 것이 반도체 수출 감소였다.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발생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생산국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 경쟁력 강화하는 일본과 EU

반도체 생산 주요국별로 보면 일본과 유럽연합(EU)는 역내 제조 경쟁력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1년 6월 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첨단 반도체 양산체제 구축, 차세대 첨단 반도체 설계 및 강화, 반도체 기술의 그린 이노베이션, 국내 반도체 제조 기반의 재생, 경제 안전보장 관점에서의 국제전략 추진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일본의 첨단 반도체 양산체제 구축은 대만의 TSMC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법적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2021년 일본 소니와 합작사 JASM을 설립해 지난해부터 소니, 덴소와 함께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시작했는데 투자액 86억달러(11조4380억원) 중 절반에 달하는 비용을 경제산업성이 지원하고 있다.

유럽은 이미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기술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역내 반도체 생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EU 회원국은 2020년 12월 프로세서 및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핵심기술개발과 공급망 내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EU프로세서 및 반도체 기술 이니셔티브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어 2021년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디지털 전환을 위한 비전과 목표를 담은 2030 Digital Compass를 시작으로 2022년 발의한 유럽 반도체법까지 최종 타결했다.

유럽 반도체법은 EU와 민간 기업들이 2027년까지 공공기금을 설립해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으며, 역내에 최초로 세워지는 반도체 생산시설에는 회원국이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정책이다.

 

美·中, 불꽃 튀는 반도체 패권 경쟁

중국은 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 산업 강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중국은 앞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저가정책을 앞세워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 점유율 1위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반도체만큼은 미국의 견제가 강력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율이 낮고 반도체 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에 반도체 자급화가 절실했다. 이에 2015년 국무원의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한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지만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 가로막히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부족한 반도체 제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거대한 자본을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미국 정부의 견제로 인해 대부분 무산됐다.

인수합병이 이뤄지기 위해선 한국, 미국, 유럽, 중국, 영국, 싱가포르, 대만, 브라질 등 8개국의 독과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반대가 이어진 것이다.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을 반대해 NVIDIA의 ARM 인수가 무산되기도 했다. 특히 이로 인해 반도체가 경제 안보의 핵심 사안으로 부각되면서 주요국들이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됐다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 ‘긍정적’

반도체 경기 예측을 위해선 수요와 공급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요국의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최대 수요국 중국 역시 경기 회복이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근 AI, IoT,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신산업에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기술을 요구해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세계경제 불황으로 인해 반도체 기업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 전망은 밝은 편이므로 위기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시장 분위기가 전환되는 경기 회복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최준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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