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진단…"중국서 개방과 자유 확대 기조 감지"
한국기업의 진단…"중국서 개방과 자유 확대 기조 감지"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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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서 보도되고 있는 중국 관련 정보의 95%는 부정적” 지적
“부동산기업의 디폴트 위기 등 리스크 불구 투자·소비 회복 시간 문제”
“韓기업 중국소비자 충족 비율 10∼20% 불과…철저한 시장 조사 필요”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고객사들과 함께 ‘지속가능 항공유(SAF)’ 사용 확대를 위한 협력을 시작한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카고에 항공화물을 싣고 있다.(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대한항공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중국의 경기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반기 우리경제의 부진 완화가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은 현지 시장에서 개방과 자유 확대 기조가 감지된다고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북경 주재 한국 기업인 간담회’에 참가한 재중 한국기업인들은 “중국 부동산기업의 디폴트 위기와 미미한 시장활력에도 중국의 투자, 소비 회복은 시간문제”라며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다만 한중 경제 관계와 관련해 상호교류 확대와 불확실성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시장 규모나 지리적 위치를 감안할 때 중국과 실리 위주의 경제 관계를 확대해 가야한다”면서 “향후 무협은 시장개척단 파견이나 한중 기업인 교류 확대 등 중국의 시장 변화에 대한 철저한 연구 조사에 기반해 우리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필요시 대정부 건의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참가 기업인들은 “국내기업은 한중 관계 악화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면서 “진출한 기업들도 투자 확대보다는 투자 자산 관리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에서 보도되고 있는 중국 관련 정보의 95%는 부정적 보도”라면서 “특히 유튜브 등 일부 매체가 중국 상황에 대해 부정적‧선동적 과장, 허위 보도를 하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사실에 바탕을 둔 보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회복 가능성을 전망한 A사 대표이사는 “코로나19 봉쇄 조치 폐지 이후 중국의 소비 활성화 대책이 점진적으로 이뤄져 소비활성화가 더뎌졌다”면서 “부동산 거래세 인하, 부동산 최초 취득뿐만 아니라 두 번째 취득의 경우 금융지원을 허용하는 등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은행 이자율 인하 등 일부 경제활성화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B사 중국 법인장은 “중국정부가 부동산과 관련해서 관망만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이 최근 이자를 납부하면서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소비심리를 회복하려면 중국정부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부동산으로 인한 급격한 경기침체는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정부가 최근 기업용 1년 대출 이자는 낮췄으나 개인의 부동산 취득용 5년 대출 이자는 낮추지 않아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아직 취약해 소비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C사 관계자는 민간교류 비자 문제 등이 해결되면서 불확실성이 많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중국정부가 외자 기업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반간첩법 시행 후 외자 기업 활동이 침체되자 중국 정부 고위 인사가 외국 상회를 초청해 이는 중국 주재 외국인과 외자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D사 본부장은 “항공 물류는 전자제품, 반도체, 자동차 부품, 잡화 등이 위주였으나 최근 반도체 물량은 예년에 비해 40% 정도 줄었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엔 여객과 물류 사업 비중이 6:4 가량이었지만 현재는 역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 사태 이전 한·중 왕복 비행편은 매주 217편에서 코로나19 기간 4편으로 줄었다가 단체관광 허용과 한국인의 중국 비자 취득 절차 간소화 등으로 현재는 121편으로 증편됐다”며 “연말쯤엔 80%, 내년 3월경엔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기업인들은 최근 대중국 투자의 위축은 사실이나 중국의 경제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E사 사업부장은 “중국은 규모나 성장성 면에서 방치해서는 안되는 시장”이라면서 “녹색산업의 경우 2023년 말부터 세계 탄소배출시장의 1/3의 규모에 이르는 탄소 배출권 거래시장이 전국 단위로 열린다. 대부분의 중국기업이 관리역량이 부족한 것을 감안할 때 우리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대중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온도차가 크다고 인식했다.

F사 총재는 “중국 지방정부 고위직은 투자 유치를 위해 외자 기업을 1:1로 매칭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북경 주재 한국 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KITA)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경 주재 한국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참가기업인들은 코로나19 기간 중국의 제품 경쟁력이 높아진데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H협회장은 “우리기업들은 변화된 중국을 잘 모른다”면서 “중국과 단절된 지난 3∼4년간 중국산 제품의 품질이 크게 개선되고 경쟁력이 높아졌음에도 한국기업인은 과거의 중국을 생각하고 과거 수준의 상품으로 시장에 접근하면서 중국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밀했다. 그는 “한국기업의 중국소비자 충족 비율은 겨우 10∼20%에 머물고 있다. 철저한 시장 조사에 기반해 중국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사 본부장은 “최근 중국발 미국향 의류와 잡화 수출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산 제품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전자상거래를 통해 중국산 생산품을 구입하는 미국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G사 총재는 “중국기업의 원가 경쟁력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에 기인한다”며 “국영기업이나 국영화된 기업이 자동화와 스마트화에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규모의 경제,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I사 대표는 “한국은 수억원 수준의 소규모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하지만 중국은 기업별 기술개발 자금 지원 규모가 통상적으로 50~100억원에 이른다”면서 “중국정부의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덕에 중국기업의 기술력과 정밀도가 크게 개선되면서 가격경쟁력도 함께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K사 상무는 “식품의 경우 팬데믹 기간 중 통관 애로를 겪었으나 최근에는 통관 문제가 아닌 중국 내 소비 부진으로 올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했다”면서 “중국 제품의 품질 향상과 중국 소비자의 애국주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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