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흑연수출 통제, 韓배터리 업계에 영향 미칠까?
中 흑연수출 통제, 韓배터리 업계에 영향 미칠까?
  • 이승렬 기자
  • 승인 2023.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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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내 안정’ 전망, 대미 보복 관련성 주목해야
​​​​​​​무협, “제3국 수입선 전환 등 공급망 안정화 필요”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이 지난달 23일 관련 관계부처와 베터리 업계 및 공급망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통제 관련해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이 지난달 23일 관련 관계부처와 배터리 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지경제=이승렬 기자] 중국 정부가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흑연 수출을 통제하기로 함에 따라 중국산 흑연 의존도가 높은 한국 배터리업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에 진출한 우리 배터리 업체 공장이 중국에서 흑연을 들여오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2023년 1~9월 기준 우리나라의 흑연 제품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천연 흑연이 97.7%, 인조 흑연이 94.3%에 이른다. 사실상 전량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중국 흑연 수출 통제의 영향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흑연 수출 통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12월을 전후로 중국의 흑연 수출 물량이 잠시 줄 수 있지만 전례를 보면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수출이 전반적으로 정상화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과거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시행 직후인 2006년 9월 중국의 대세계 흑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4% 급락했다. 같은해 10월까지도 4.8% 감소하면서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통제 시행 3개월 차인 2006년 11월부터는 수출이 정상화되면서 흑월별 수출 5000만달러 이상을 지속 기록했다.

2006년 9월 중국 수출통제 직후 중국의 흑연 수출 동향. 자료=한국무역협회
2006년 9월 중국 수출통제 직후 중국의 흑연 수출 동향. 자료=한국무역협회

최근 중국은 흑연 수출 통제 물품을 조정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12월부터 기존 수출 통제 대상이던 인조 흑연에 더해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 흑연 등을 새로 통제 대상에 올렸다.

이번 흑연 수출 통제를 두고 2006년의 첫 수출 통제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이라서다.

중국이 앞서 8월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의 수출을 통제한데 이어 흑연까지 통제를 강화한 것을 두고 미중 갈등 속에 산업용 핵심 광물을 ‘무기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많다.

중국의 이번 흑연 수출 통제 업데이트는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을 향한 경고성 조치라는 것이다.

도원빈 무협 연구원은 “과거 중국 흑연 수출 통제의 영향이 2개월로 제한적이었다”며 “한국이 중국에게도 중요한 수출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와의 교역은 빠르면 3개월 내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미국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향후 미·중 관계가 악화될 경우 미국에 공장을 둔 우리 배터리 기업으로의 수출 허가가 지연·반려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모잠비크, 브라질, 일본 등으로 흑연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배터리 산업에서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개발해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순수출국으로 자국 내 수요만으로는 초과 공급이 발생될 수 있어 우리나라로의 수출이 필요하다.

한국의 대중국 흑연 수입의존도 및 주요 생산국. 자료=한국무역협회
한국의 대중국 흑연 수입 의존도 및 주요 생산국. 자료=한국무역협회

2020~2022년 평균 기준 중국의 인조 흑연 순수출액은 연간 6억달러로(수출 8억달러, 수입 2억달러) 세계 시장의 최대 공급자다.

중국의 흑연 수출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3%로, 미국에 이어 2위다. 올해 1~9월 기준 중국 흑연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수출비중 13.0%), 한국(10.3%), 폴란드(7.4%), 일본(6.7%) 순이다.

다만 흑연 생산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천연 흑연은 모잠비크와 브라질, 인조 흑연은 일본 등으로 수입 전환이 가능하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천연 흑연 생산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3.1%로 세계 1위였고, 모잠비크(13.1%)와 브라질(6.7%)이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천연 흑연 매장량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 외에 터키, 브라질 등의 매장량이 크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천연 흑연 매장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8%에 불과했으며 터키(27.3%)와 브라질(22.4%)이 세계 최대 천연 흑연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대세계 인조 흑연 수출 비중은 8.7%다. 일본은 일본 카본, 히타치 화학 등 뛰어난 탄소 열처리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인조 흑연 공급국으로 꼽힌다.


이승렬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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