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삼성전자가 로봇, XR(가상현실) 등 미래 첨단산업의 '눈'이 될 차세대 이미지센서를 선보인다. 이미지센서는 사람의 망막과 시신경처럼 이미지를 포착해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라인업 '아이소셀 비전(ISOCELL Vizion)'은 ▲박쥐의 음파 파악 능력 구현한 '아이소셀 비전 63D' ▲사람 눈처럼 사물 인식하는 '아이소셀 비전 931' 등 2종이다. 삼성전자는 이 두 제품 샘플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해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차세대Sensor개발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차세대 이미지센서 기술과 노하우가 모두 집약된 아이소셀 비전(ISOCELL Vizion) 라인업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차세대 이미지센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소셀 비전 63D는 사물까지의 거리(심도)를 측정함으로써 정밀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3차원 이미지센서다. QVGA(320x240 픽셀) 해상도의 이미지를 초당 60 프레임의 속도로 처리한다. 업계 최소 크기의 3.5㎛(마이크로미터) 픽셀 적용으로 휴대 또는 착용이 가능한 소형 기기에 최적화됐다.

이 기술은 모바일은 물론 고해상도와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서빙·물류 로봇, XR 기기, 안면인증 등 여러 첨단 응용처의 주요 제품으로 활용된다.

빛의 파장을 감지해 사물의 3차원 입체 정보를 측정하는 '간접 비행시간측정센서(iToF)'를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박쥐가 음파를 활용해 주변을 탐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빛 파장과 피사체에 반사돼 돌아온 파장의 위상차로 거리를 계산한다.

업계 최초의 원칩 iToF 센서로서 전작인 '아이소셀 비전 33D' 대비 시스템 전력 소모량을 최대 40%까지 줄였다. 이번 제품은 사물의 심도(Depth) 연산에 최적화된 자체 프로세서 ISP(Image Signal Processor)가 내장돼 AP(모바일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의 지원 없이 3차원 컴퓨터 그래픽스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뎁스 맵(Depth Map·깊이 지도) 촬영이 가능하다.

측정 가능 최대 거리도 전작의 5m에서 10m까지 2배 확장했다.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는 면 광원 모드는 물론 원거리 측정이 가능한 점광원 모드를 동시에 지원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픽셀의 광원 흡수율을 높이는 후방산란 기술(BST)을 통해 적외선 기준 940㎚(나노미터·10억분의 1m)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38%의 양자효율(Quantum Efficiency)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모션 블러를 최소화해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람의 눈처럼 모든 픽셀을 동시에 빛에 노출해 촬영하는 글로벌 셔터(Global Shutter) 센서인 아이소셀 비전 931도 공개했다.

기존 고해상도 카메라용 이미지센서는 빛을 받아들이는 픽셀(수광소자)을 순차적으로 빛에 노출 시켜서 이미지를 촬영하는 '롤링 셔터'(rolling shutter) 방식을 사용한다.

글로벌 픽셀 방식은 사물이나 카메라가 움직일 때는 이미지에 왜곡이 크다는 롤링 셔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어, XR, 모션 트래킹 게임, 로봇, 드론 등 신속성과 정확도가 중요한 분야에 쓸 수 있다.

'아이소셀 비전 931'은 1대 1 비율의 해상도(640x640)를 지원해 XR 기기와 같은 머리 장착형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홍채인식뿐만 아니라 시선추적, 얼굴 표정, 손동작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하는 데 최적화됐다.

또 후방산란기술과 픽셀 사이에 절연부를 형성하는 FDTI(Front Deep Trench Isolation) 공법을 적용해 850㎚ 적외선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60%의 양자효율을 구현했다.

이밖에 '멀티드롭' 기능을 통해 하나의 데이터 선으로 최대 4대의 카메라까지 동시에 연결해 기기 제조사가 보다 쉽게 제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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