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은행권, AI 기술 도입 열풍…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본격화
[이지기획] 은행권, AI 기술 도입 열풍…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본격화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4.03.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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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조직개편 통해 AI 사업부 재편·신설
현장 배치된 ‘AI 뱅커’ 넘어 생성형 AI 주목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 설치된 'AI금융비서' 모습. 사진=국민은행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은행권이 기존 금융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로 분주하다.

미래 신기술을 선점해 은행 사업 혁신과 조직 개편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서 AI 관련 부서에 힘을 실어주는 등 본격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기존 AI 챗봇서 대화형으로 고도화 “고객 불편 해소할 것”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전환이 진행된 시중은행의 경우 AI 챗봇을 통해 은행 업무 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곧 FCC(미래 컨택 센터) 챗봇을 도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좌 조회 등 은행 업무는 물론 금융 스케줄을 분석해 대출 상환일자 등도 안내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AI 도입을 통해 지난 6월 보험, 증권 등 KB금융 계열사의 상담 업무도 함께 처리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2021년 3월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신관 AI체험존에서 AI금융비서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에는 100여개의 대화 시나리오에 기반해 일부 금융상품을 소개하거나 단순 상담하는 기능에 그쳤다.

하지만 점차 AI금융비서의 업무 영역 및 디자인·해상도 등을 대폭 발전시키고 활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국민은행이 개발한 AI 엔진인 ‘KB-STA’는 업무 영역에 맞춰 1300여개의 시나리오를 적용, 고객의 다양한 질문에도 적절한 답변이 가능해 자연스러운 대화와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I금융비서가 영업점 축소로 인한 고객 불편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AI 챗봇 ‘오로라’와 음성봇 ‘쏠리’를 운영하고 있다.

오로라는 은행 업무 외에도 비대면 상담 내역을 분석해 연령과 상품 가입 이력, 관심 상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오로라는 고객이 많이 질문한 내용 등을 분석해 마이 서비스에 추가해 이용할 수 있다.

2021년 12월에는 AI 은행원을 처음 선보였으며, 서울 서소문 디지로그 지점에 설치한 AI 컨시어지는 기존 순번발행기와 달리 얼굴 인식, 열화상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 등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하나은행은 AI 챗봇인 ‘하이챗봇’을 운영 중이다.

하이챗봇은 은행업무 외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놓치고 있는 혜택을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앱에는 ‘AI뱅커’를 도입했다. AI뱅커가 환율 전망에 대한 설명을 해주거나 금융시장 동향을 알려주면서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금융시장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하나은행은 AI뱅커의 영역을 금융상품 설명과 비대면 상품가입 등을 도와주는 역할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AI 챗봇을 통해 예·적금, 대출, 환전 등 은행업무 외 자산관리서비스 ‘금융솔루션’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결혼, 자동차구매, 부동산 매매 등 인생 주요 이벤트에 대한 재무설계와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 뱅커를 구현해 대면 업무를 처리를 맡길 예정이다. 올해 특정 업무영역에서 시범 운영한 뒤 모바일채널 적용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 채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2 CES 행사 당시 신한은행 부스에서 디지털키오스크 시연 장면 사진=신한은행
2022 CES 행사 당시 신한은행 부스에서 디지털키오스크 시연 장면 사진=신한은행

금융사기 예방 및 보안서비스도 AI 활용

은행권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교묘해지고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AI 이상행동탐지 ATM’을 전체 영업점에 적용했다.

‘AI 이상행동탐지 ATM’은 연령대별 다양한 거래유형을 학습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 고객이 거래 중 이상행동을 보일 경우 이를 탐지해 거래 전에 고객에게 주의 문구를 안내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3월 고령층 고객이 많은 영업점에 우선 도입한 결과 금융사기 사고 접수 계좌 수 및 사고 접수 건수가 각각 67%, 38%로 현저히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 이상행동탐지 ATM은 시간과 장소에 제한 없이 ATM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사고로부터 고객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하고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온라인 예금·보험 중개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모델이 가능한 유연한 규제체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산분리와 전업주의 등의 규제 개선으로 금융회사들이 정보기술(IT)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를 통해 은행권의 생활 서비스나 비금융 IT 서비스 등 신사업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나 신한은행의 배달앱 서비스 등은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예외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다만 AI 기술 향상이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지우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사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AI 특허정보를 활용해 직업별 AI 노출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 취업자 중 약 341만명(전체 취업자수 대비 12%)은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기술(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과 달리 고소득·고학력 근로자가 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이는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한지우 조사역은 “이에 더해 기존 일자리 내에서도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 및 직업훈련을 통해 필요한 숙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영준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내부 보고서·고객 계약서·마케팅 문구 등의 작성, 뉴스 및 재무제표 검색 등 규격화된 업무를 자동화해 비용절감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성형AI를 접목해 고객 상담과 자산관리 등 기존 서비스에서 더 고도화하는 작업을 준비중이다"라며 "설명 가능한 AI 기술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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