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이 코스피‧코스닥 변동률의 11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북 경협주 투자자 10명 중 9명은 개미(개인투자자)인데다, 이들 기업의 영업실적은 시장 전체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시가총액도 시장 평균의 3분의 1에 못 미쳤다. 더욱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이 많은 등 부실한 요소가 많아 신중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지난 1월2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의 코스피 29종목과 코스닥 34종목 등 남북경협 테마주 63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해당 종목들의 주가변동률은 110.6%로 시장 전체의 주가변동률(10.1%)보다 약 11배 높았다. 주가변동률은 대상 기간 시가총액 최고가에서 최저가를 뺀 후 최저가로 나눈 수치다.
일중 주가변동성 역시 5.4%로 시장 전체(3.3%)보다 2.1%포인트 높았다. 더욱이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더욱 상승해 지난달에는 경협 테마주의 주가변동성이 9.7%까지 확대됐다.

경협 테마주의 종목 수는 전체의 2.9%에 불과했지만 시장경보 발동횟수는 14.9%로 높았다. 세부적으로 투자주의종목 76건(13.6%), 투자경고종목 22건(20.2%), 투자위험종목 2건(28.6%) 등이었다.
남북 경협주의 주가는 연초 대비 2배 올랐다. 올해 초부터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됨에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등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2일 시장 전체지수를 100으로 했을 때 지난달 15일 기준 101로 변동이 크지 않으나 경협 테마주는 207 수준으로 시장 지수의 2배에 달했다.
특히 남북경협 테마주는 개인이 89%로 대부분 '개미'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개인 비중은 시장 전체(78.8%)보다 10.2%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달에는 개인 비중이 90.9%까지 상승했다. 반면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는 10.4%로 시장 전체(20.1%)보다 낮은 수준에 그쳤다.
남북경협 테마주의 1사당 평균 시가총액은 2703억원으로 시장 전체 1개사 평균(8934억원)의 30.3%에 불과했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편입된 데 따른 것이다.
테마주 기업들의 실적은 저조한 편이었다. 테마주 1사당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시장 전체의 14.4% 수준인 98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평균 138억원 적자였다.
테마주의 신용융자 비중은 9.5%로 시장 전체(6.05%) 대비 3.4%포인트 높았다. 본인의 자산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비중이 일반 시장보다 높다는 뜻이다.
공매도 비중은 4.6%로 시장 전체(6%)보다는 1.4%포인트 낮았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90% 내외로 매우 높아 과도한 투기적 수요 유입에 따른 뇌동매매로 주가의 급등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관 및 외국인의 거래 비중이 낮은 상태에서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비중이 시장 평균보다 높아 주가가 떨어지면 반대매매로 하락이 가속화될 가능성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경협주는 남북관계 또는 북미관계의 진전 상황, 경협의 범위 및 진행과정 등을 고려해 실질적인 남북경협 수혜주인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막연한 기대 심리에 편승하기보다는 향후 기업 실적이 뒷받침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