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부담에 3사 매출총이익률은 25%대
“본격적인 원가 적용 시점 하반기 오를 것”
[이지경제=김보람 기자] 농심·오뚜기·삼양 등 라면 3사가 눈치싸움 중이다. 원재료 인상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 라면은 서민 음식이라는 인식으로 특히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원재료 부담이 장기화할 경우 올 하반기 라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22일 식품산업통계정보(aTFIS)에 따르면 국제 밀(소맥) 가격의 기준이 되는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의 소맥 선물 가격은 2019년 4월 평균 톤당 167달러에서 이달 261달러로 56.3% 뛰었다. 5월 기준 팜유(식물성 기름) 가격도 전년 동기대비 71% 치솟았다.
소맥과 팜유는 라면 생산단가를 좌우하는 주요 원재료다. 농심의 경우 이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9.0%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2조639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2조3439억원)보다 12.6%(2958억원)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1602억원)과 순이익(1490억원)은 무려 103.4%(814억원), 109.7%(779억원) 뛰었다.
오뚜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오뚜기는 전년(2조3596억원)대비 10.0%(2362억원) 증가한 2조5958억원의 매출을 수성했다. 영업이익은 1984억원으로 전년(1482억원)대비 33.8%(501억원)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997억원에서 1103억원으로 10.6%(105억원) 늘었다.
삼양식품은 6485억원의 매출을 거수했다. 전년(5435억원)보다 19.3%(1049억원) 뛰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953억원, 67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70억원, 79억원 늘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역기저효과와 원가 부담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농심은 전년대비 7.7%(532억원) 줄어든 63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35억원에서 283억원으로 반 토막(55.5%, 652억원) 났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분기 오뚜기는 매출 6712억원으로 전년보다 4.0%(257억원)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572억원에서 502억원으로 12.3%(70억원) 감소했다.
삼양식품의 매출(1400억원), 영업이익(143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10.47%(163억원), 41.7%(94억원) 줄었다.
원가 부담에도 오뚜기 ‘진라면(2008년)’, 농심 ‘신라면(2016년)’, 삼양식품 ‘삼양라면(2017년)’ 등 라면 가격은 수년째 요지부동이다.
증권가는 원가 부담으로 인해 하반기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부담에도 가격 인상이 미뤄지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라면 3사의 매출총이익률은 25%대까지 하락했다”면서 “국제 곡물 가격은 통상 3~6개월 시차를 두고 소재 업체 매입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라면 업체들의 원가 상승 부담은 하반기에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밀 등 원재료 값 상승으로 베이커리, 패스트 푸드는 이미 가격을 한 차례 올린 걸로 안다”면서 “안 오른 품목이 없는데 유독 라면만 서민 음식이란 이유로 가격 인상에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