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委, 대기업과 담합?…유망 기업에 ‘갑질’
공정委, 대기업과 담합?…유망 기업에 ‘갑질’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08.2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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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신고 내용 일방적 수용…쿠팡, 경쟁사 가격 인상 요구 등
사건 당시 업계 3위 MS 2% 불과…“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할 터”

[이지경제=김성미]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대기업의 말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신생 기업을 억압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이 신생 업체가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고 국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선도하고 있어, 자칫 국내 신갱 기업 경영에 걸림돌이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신생유통업체인 쿠팡이 관련 업계 1위인 LG생활건강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다고 최근 판시했다.

공정위는 신생유통업체인 쿠팡이 관련 업계 1위인 LG생활건강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다고 최근 판시했다. 사진=김성미 기자
공정위는 신생유통업체인 쿠팡이 관련 업계 1위인 LG생활건강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다고 최근 판시했다. 사진=김성미 기자

이번 사건은 재벌기업 LG생건이 신유통 채널로 단기간 급성장한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공급가격을 차별한데서 비롯됐다.

국내 1위 생활용품 기업인 LG생건은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이용해 주요 상품을 쿠팡에 공급하면서 타유통업체 판매 가격보다도 높은 가격으로 공급했다.

실제 LG생건은 자사의 C상품의 경우 쿠팡에는 1만217원에, 다른 전자상거래업체에는 5900원에 긱각 공급하는 등 경쟁사대비 73.2% 높게 쿠팡에 제공했다.

LG생건은 D제품에 대해서도 쿠팡에는 1만7040원으로, 경쟁사에는 1만1380원으로 공급하는 등 50% 가량 높은 가격을 고수했다.

쿠팡은 경쟁사과 건전한 경쟁이 어렵고, 고객이 같은 제품을 높은 가격에 구매하는 피해를 방지하지 위해 LG생건에 공급가 인하를 요구했다.

다만, LG생건은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강압적으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공정위 제소로 맞불을 놨다.

LG생건의 공정위 신고 내용은 LG상품에 대한 부당한 반품 요청,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거래거절, 타거래처와 거래금지 요구, 통상의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 공급 요구, 손실보전 목적 광고비 요구, 타채널 판매 가격 인상 요구 등이다.

LG생활건강 상품의 쿠팡 공급가와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급가격. 자료=쿠팡
LG생활건강 상품의 쿠팡 공급가와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급가격. 자료=쿠팡

공정위는 조사를 통해 모두 쿠팡의 무협의를 인정했지만,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손실보전 목적 광고비 요구와 타 채널 판매 가격 인상 요구 등을 사실로 판단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2017년~2018년 당시 쿠팡은 G마켓, 11번가에 이은 온라인 시장 3위 사업자에 불과했고, 전체 소매시장 점유율(MS)도 2% 수준이라 전혀 우월적 지위에 있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반면, 당시 LG생건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국내 생활용품과 뷰티시장 점유율 1위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다. LG생건은 2018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 시대를 여는 등 현재까지 압도적 내수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쿠팡보다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 지적이다.

공정위와 LG생건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국내 유통가의 ESG 경영을 주도하며 다국적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쿠팡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 말이다.

올해 중반 미국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쿠팡은 상장으로 취득한 유동성을 전북과 경남, 충북, 부산 등에 각각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이들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쿠팡이 지역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강기화된 내수 침체 극복하는데 다소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쿠팡은 최근 정전 피해를 입은 1000세대에 육박하는 부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도 사흘간 냉매제를 공급하는 등 기업 시민의 역할에 충실했다.

아울러 쿠팡은 자사몰에 입점한 중소기업의 성공을 위해 온라인 판매 성공을 위한 노하우 전수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여기에 자사 직원 복지를 대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다양한 복지 정책도 구사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2010년 츨범 당시부터 고객 이익을 최우선으로 모든 협력 기업과 동반성장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다”며 “종전 일부 대기업 제조사와 대형 유통업체가 시장의 지배적인 위치를 악용해 과도한 이익을 추구했으나, 혁신기업 쿠팡은 IT를 기반으로 온라인 직매입 방식을 도입해 소상공인의 판로를 개척하는 동시에 고객에게는 착한 가격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2분기 현재 쿠팡과 거래하는 업체 80%가 소상공인이며, 이들 소상공인의 매출은 전년대비 87% 급증했다.

이 같은 쿠팡의 경영 원칙은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LG생활건강의 쿠팡 관련 공정위 신고사항. 자료=쿠팡
LG생활건강의 쿠팡 관련 공정위 신고사항. 자료=쿠팡

쿠팡은 출범 5년 만인 2015년 1조1338억원으로 매츨 1조 시대를 열었지만, 영업손실은 54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3조9236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영업손실 역시 5504억원을 나타냈다.

올해 현재 쿠팡의 누적 영업손실은 4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고 이건의 회장은 기업의 본질은 이윤 창출이다.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나쁜 기업이라고 말했다”면서도 “쿠팡처럼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고객과 협력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기업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많은 제조 대기업은 신유통시장이 등장할 때마다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해 견제와 갈등을 반복했다. 1990년대 중반 대형할인점 출범 당시에도 일부 대기업 제조업체는 제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판매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압박해 공정위가 시정 조치를 단행했다”며 “쿠팡은 대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국내 유통 시장에서 고객과 중소협업 기업을 위한 유통 혁신을 거듭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이와 관련, “이번 공정위의 결정이 매우 유감스럽다. 이번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면서도 “앞으로도 소상공인의 성장과 고객 편익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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