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물류센터 화재방지 새규정 ‘미봉책’…근절대책 절실
政, 물류센터 화재방지 새규정 ‘미봉책’…근절대책 절실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2.02.11 16: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 ‘건축물 피난·방화구조 기준에 관한 규칙’ 시행
난연성 건축자재 사용…예외없는 강한 제재‧처벌 필요

[이지경제=김수은 기자] 국토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를 막기 위해 마감재의 내연 성능 기준을 강화한다.

국토부는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 기준에 관한 규칙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제정한 규칙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물류센터 화재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가 지속해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를 막기 위해 마감재의 내연 성능 기준을 강화하는 등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 기준에 관한 규칙을 새로 마련했다. 세종시 국토부 청사. 사진=이지경제
국토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를 막기 위해 마감재의 내연 성능 기준을 강화하는 등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 기준에 관한 규칙을 새로 마련했다. 세종시 국토부 청사. 사진=이지경제

최근 온라인 구매 증가로 배송 물량이 크게 늘면서 물류센터 등록 건수도 덩달아 증가했다.

실제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등록된 연면적 1000㎡ 이상 물류창고는 1519개로 전년보다 비해 215곳이 증가했다. 2016년 물류창고 등록 수가 747개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5년 사이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다만, 물류창고가 가장 많이 집중된 경기도에서 물류창고 화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758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소방대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연면적 12만7000㎡(3만8000평) 규모의 물류센터 건물과 내부 적재물 1620만개가 전소됐다. 2020년에도 이천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냉동창고가 폭발해 38명이 숨졌다.

이처럼 물류센터에서 화재 사고 반복은 화재에 취약한 구조와 부실한 건축 자재 때문이다. 물류창고를 지을 때 사용하는 샌드위치 패널은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스티로폼이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제품도 있으나 고가이기 때문에 건축 자재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건축업계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은 콘크리트 시공 비용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공사기간도 단축할 수 있어 물류센터 공사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불씨가 패널 안으로 파고드는 성질이 있어 화재 시 완벽하게 진압할 수 없다. 물류센터 화재 진압이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새 규칙으로 물류창고 마감재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실물모형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아울러 샌드위치 패널은 알루미늄 등의 합금으로 만든 외부 강판과 스티로폼 등이 들어간 심재로 구성된다. 

샌드위치 패널 등 마감재에 대해서는 2가지 유형의 실물모형 시험이 도입된다.

실물모형 시험 시 샌드위치 패널 완제품을 2.4m×2.4m×13.6m 크기로 만든 후 내부에 불을 피우고, 바닥에 놓은 신문지에 불이 옮겨붙지 않아야 한다. 이외에 하천장의 평균 온도가 650℃를 초과하지 않는 등 5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새 규칙이 화재를 근본적으로 막는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부고속국도 경기도 구간이 있는 한 대기업의 물류센터. 사진=이지경제
일각에서는 이번 새 규칙이 화재를 근본적으로 막는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부고속국도 경기도 구간이 있는 한 대기업의 물류센터. 사진=이지경제

아울러 폭 2.6m, 높이 8m인 외벽을 만들어 화재 발생시 불이 외벽을 타고 어떻게 확산하는지도 실험해야 한다. 이 실험에서 발화구로부터 5m 떨어진 지점에서 15분 이내에 온도가 60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3층 높이(8m)로 짓는 물류센터의 경우 외벽 마감재를 실제 모형으로 만들어 샌드위치 패널의 화재 안전 성능도 확인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물류창고 등 건축물에 사용되는 마감재의 내연 성능을 일정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화재 발생시에도 불이 급속히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새 규칙을 만들었다. 이번 기준 강화로 샌드위치 패널을 비롯한 주요 마감재의 안전 성능이 높아져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대피 시간을 늘려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새 규칙이 화재를 근본적으로 막는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현장에서는 샌드위치 패널이나 우레탄폼 등 가연성 소재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물류센터 화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건설업계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예외 규정을 둔다면 이 같은 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김수은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