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정권? 물정책?…유류세 인하 불구, 유가 ‘사상 최고’ 초읽기
물정권? 물정책?…유류세 인하 불구, 유가 ‘사상 최고’ 초읽기
  • 이승렬 기자
  • 승인 2022.03.16 0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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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 휘발유 2천1원·경유 1천912원
휘, 올 초부터 올라, 66일만에 2천원찍어…2010년대 17개월 걸려
유류세 인하 효과 사라져…러-우크 전쟁으로 오름세에 속도 붙어
“러-우크, 인상에 기름부어, 국내외 유가 연일 사상 최고 경신 可”

[이지경제=이승렬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집권 이후 두번째로 지난해 11월 12일 사상 최고인 유류세 20%원 인하를 단행했지만,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국내 유가가 사상 최고가에 근접해서다.

16일 한국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의 ℓ당 평균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은 각각 2001원, 1912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중 휘발유 가격은 국내외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를 경신하던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유는 이미 당시 가격을 넘었다.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에 있는 한 셀프주유소 가격 현황. (위부터)지난해 유류세 인하 전날인 11월 11일 가격과 15일 가격. 사진=이지경제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에 있는 한 셀프주유소 가격 현황. (위부터)지난해 유류세 인하 전날인 11월 11일 가격과 15일 가격. 사진=이지경제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에 있는 한 셀프주유소 가격 현황. (위부터)지난해 유류세 인하 전날인 11월 11일 가격과 15일 가격. 사진=이지경제

종전 국내 최고 가격은 휘발유가 같은 해 4월 8일 2063원, 경유가 20일 1868원이다.

국내 유가는 유류세 인하 인하 직전인 지난해 11월 11일 각각 1810원, 1606원으로 파악됐으며, 익일 인하 당일에는 1768원, 1575원으로 하루 사이 각각 2.3%, 1.9% 떨어졌다.

이어 국내 유가는 꾸준히 하락해 올해 1월 7일 각각 1621원, 1439원으로 인하 직전보다 모두 10.4% 급락했다.

유류세 인하 효과는 여기까지다.

이후 국내 유가는 오름세로 돌아섰으며, 2월 7일에는 1687원, 1506원으로, 3월 7일에는 1828원, 1665원으로 각각 뛰었다.

이 같은 오름세는 2010년대 초보다 빠른 것이다. 국내 유가는 2010년 10월 1일(각각 1695원, 1495원)부터 오르기 시작해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012년 2월 27일(2001원) 전국 휘발유 가격이 2000원으로 오르기까지 17개월이 걸렸다. 올해 66일보다 8.5배 길다.

당시 경유 가격은 2012년 ℓ당 1900원을 넘지 않았다.

최근 국내 유가 오름세가 가파르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위 주유소에서 600여미터 떨어진 일반 주유소의 이날 유가 현황. 사진=이지경제
위 주유소에서 600여미터 떨어진 일반 주유소의 이날 유가 현황. 사진=이지경제

이 같은 인상은 국제 유가 오름세와 맞물려 있다.

국내 유가에 4주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해 11월 11일 배럴당 82달러에서 12월 2일 69달러로 15.9% 급락했다.

그러다 두바이유는 상승세를 타면서 1월 7일 81달러, 2월 7일 91달러에서 이달 9일에는 128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 이는 종전 최고가인 124달러(2012년 3월 14일)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유가에 2주의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시장의 석유제품 가격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유가는 지난해 11월 11일 배럴당 휘발유가 95달러, 경유가 94달러를 보였지만, 익월 2일에는 각각 79달러, 80달러로 하락했다.

싱가포르 유가도 오르면서 1월 7일 각각 93달러, 94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 14일 각각 125달러, 123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 조만간 싱가포르 유가도 종전 최고가(2012년 4월 4일 각각 138달러, 139달러)를 경신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현 정부의 정책 효과가 ‘0’인 이유다.

이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것이지만, 유류세 인하 효과는 이미 올해 1월 첫주에 이미 사라졌다.

치열한 경쟁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전국 주유소들은 살아남기 위한 묘책을 찾고 있다. 위 주유소에서 직선으로 1.5㎞ 떨어진 산성대로 한 셀프주유소는 올 초부터 야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 사진=이지경제
치열한 경쟁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전국 주유소들은 살아남기 위한 묘책을 찾고 있다. 위 주유소에서 직선으로 1.5㎞ 떨어진 산성대로 한 셀프주유소는 올 초부터 야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 사진=이지경제

경기도 성남시 성남대로 복정동 구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형태(49, 남) 사장은 “지난해 유류세 인하 이후 전국 유가가 두달 정도 반짝 내렸지만, 국제 유가 인상으로 지속 인하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전국 주유소가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하에 부정적이라 유류세 인하 효과가 상대적으로 빨리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 같은 오름세에 기름을 부었다.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 국내외 유가는 사상 최고가를 연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를 고려해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7월까지 연장했으며,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1월에도 유류세 15%를 6개월 한시적으로 내렸다. 정부는 이듬해 4개월 연장해 8월까지 유류세 인하를 연장한 바 있다.


이승렬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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