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끄자"…카드론 수요 몰리자 가계부채 리스크 심화
"급한 불 끄자"…카드론 수요 몰리자 가계부채 리스크 심화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8.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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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대출문턱에 카드론 증가하자 가정경제 빨간불
중·저신용자 카드론 잔액 한 달만에 약 5500억원 급증
하반기 금리인상 소식에 연체율까지 증가하며 '이중고'
지난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 적용 대상으로 포함됨에 따라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여지훈 기자
사진=이지경제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최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카드업계로 급전 수요가 몰리고 있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잔액이 늘어나 카드론 잔액은 한 달 만에 5500억원이나 증가했다. 하반기에 카드론 금리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가계 부채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의 지난달 말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약 35조3952억원으로 전월 동기 34조8468억원보다 5484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 5월 34조9865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 6월 들어 1400억원 가량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저축은행 등 타 업권에서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대출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달 다시 반등세를 보였다.

금리대는 여전히 14%~15%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카드사별 평균금리를 살펴보면 비씨카드가 15.27%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하나카드와 삼성카드가 각각 14.60%, 14.50%로 뒤를 이었다. 롯데카드는 14.36%, KB국민카드는 14.30%였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13.82%, 13.92%를 기록해 13%대에 머물렀다. 현대카드는 12.74%로 유일하게 12%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카드론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예금을 받는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 채권의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채 금리가 오를수록 카드사의 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나 카드론 이자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22일 여전채 3년물의 민평금리는 AA+가 4.508%, AA와 AA-는각각 4.596%, 4.849%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낮은 카드사일수록 금리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통상 여전채 조달금리와 카드론 금리가 3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3분기 내 금리가 잇따라 인상될 수 있다.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카드론을 사용하는 만큼 고금리대에선 연체율이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58%로 지난해 말 1.2%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같은 기간 2.98%에서 0.69%포인트 늘었다.

이에 금감원은 하반기 카드사들에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고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발행 시장과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의 자금 수요에 따라 카드론 잔액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저신용자나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 공급도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저축은행권의 대출 수요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카드론 금리까지 상승 기조를 타며 중저신용자 등 취약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다양하다"며 "카드사가 자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임의적으로 높이는 경우도 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상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가 지금만 올랐던 것도 아니고 위기 상황은 여러 차례 일어났었다"며 "카드 대출의 경우 이전에도 중저신용자들의 자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갑자기 그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리는 바람에 급증한 감이 있다"며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업계에선 최대한 건전성 관리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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