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계, 불시착 불가피…화물운송 강화에도 실적 추락
LCC계, 불시착 불가피…화물운송 강화에도 실적 추락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1.02.23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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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매출 70%↓…영업손실 1천847억원·순손실 1천904억원
제주항공,매출 73%↓…영업손실 852%·순손실 756% 크게 악화
FSC, 화물운송 강화 ‘선방’…대한·아시아나, 순손실 60%대 개선

[이지경제=이민섭 기자] 저비용항공사(LCC)의 끝 없는 추락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창궐로 지난해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대형항공사(FSC)들은 화물 수송을 강화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LCC의 경우 같은 전략으로도 실적이 급감해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CC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은 2718억원으로 전년(9102억원)보다 70%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1847억원과 순손실 1904억원은 전년 손실(각각 488억원, 567억원)보다 3.8배, 3.4배 악화됐다.

진에어는 지난해 4분기 화물 매출을 집계하고 있지만, 지난해 3분기 화물 매출 비중은 4%를 나타냈다. 진에어의 화물 매출 비중은 2018년 0.6%, 2019년 0.5%에서 지난해 1~3분기 누적 1.9%로 뛰었다.

진에어가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여객기 B777-200ER을 화물전용기로 개조해 화물운송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진에어는 화물운송이 크게 늘지 않자, B777-200ER을 최근 여객기로 복구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는 ‘기내 운송’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852%, 756% 급감했다. 사진=이민섭 기자
제주항공은 지난해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는 ‘기내 운송’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852%, 756% 급감했다. 사진=이민섭 기자

진에어 관계자는 “증가 추세인 국내선 여객 수요를 맞추고, 카고 시트백(객실 화물 가방) 개량으로 여객기 화물운송량이 늘어 여객기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화물 운송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풀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는 ‘기내 운송’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740억원으로 전년(1조3761억원)보다 7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역시 각각 852.1%(348억원→3313억원), 755.8%(362억원→3095억원) 크게 추락했다.

제주항공의 화물 매출은 2018년 3분기 70억원, 2019년 3분기 7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22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여객 수요가 크게 줄면서 화물 매출 비중은 이 기간 0.53%에서 0.69%로 뛰었다.

티웨이항공도 이들 항공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집계하고 있지만, 지난해 1∼3분기 매출 2224억원으로 전년 동기(6256억원)보다 64.5% 하락했다. 이로써 티웨이 항공은 같은 기간 18억원 영업이익에서 1020억원 엽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 기간 순손실도 336억원에서 1174억원으로 3.5배 악화됐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3분기 화물 매출은 7억4000만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에 불과했다.

LCC 업체들이 급감한 여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화물 운송에 주력하고 있지만, 전용 화물기가 없고 고객 유치도 어려워서다. 게다가 여객기 운항이 50% 이하로 줄면서 벨리 카고(여객기 화물칸)를 통한 화물 운송도 감소했으며, 여객기로 운송할 수 있는 화물 품목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문제는 LCC 업체의 실적 개선이 요원한데 있다.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되자, 진에어는 지난해 4대를 줄여 현재 24대의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주항공도 올해 기단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반면, FSC 업체들은 선방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선제적으로 화물 운송 확대를 통해 화물 운송에 집중한 결과 순손실이 60% 개선됐다. 사진=이민섭 기자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가운데 4조2507억원(54%)을 화물 부문에서 올렸다.지난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자,
대한항공은 지난해 선제적으로 화물 운송 확대를 통해 화물운송에 집중한 결과 순손실이 60% 개선됐다. 사진=이민섭 기자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7조4050억원으로 전년(12조2917억원)보다 39.8%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대항항공의 영업이익은 2383억원으로 16.8%(481억원) 감소했지만, 순손실은 2281억원으로 59.9%(3406억원)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가운데 4조2507억원(54%)을 화물 부문에서 올렸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자, 선제적으로 화물 운송 확대를 통해 화물운송에 집중한 결과다. 2019년 대한항공의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매출 3조5599억원으로 전년보다 39.9%(2저3647억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손실(703억원)과 순손실(2648억원)에서 각각 85.5%(4164억원), 65.3%(4981억원) 개선에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 중 60%(2조1432억원)가 화물 매출이 올렸다.

이들 항공사의 지난해 화물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66%, 64%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화물은 일정 기간 계약을 맺고 진행된다. 기존 FSC와 계약을 맺은 화주가 새로 LCC와 계약을 할 이유가 없다”며 “LCC 업계에 돌파구가 없다. 여객 중심의 LCC가 체질을 단시간에 바꿀 수 없는 만큼 여객 수요 회복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화물 운임 지수가 하락해 FSC 업체도 올해 화물 운송 수익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경우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 운임이 지난해 12월 1㎏당 7.5달러(8300원)에서 지난달 6.43달러로 14.3% 떨어졌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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