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CU, 월 수익 150만원서 200만원…최저임금 수준
올 영업익 큰폭 증가…회장·직원 배만 불려, 급료 인상

[이지경제=김성미]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 점주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출점과 편법마케팅이 도마 위에 올라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편의점은 4만7500곳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BGF리테일의 주력인 편의점 CU가 31.4%(1만4923곳) 비중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지경제의 취재 결과 CU의 무리한 가맹점 확대 정책으로 점주와 함께 동네마트가 속속 폐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1년 초 개점한 성남시 복정동 CU S점은 지난해 하반기 문을 닫았다.


S점 인근에 편의점과 동네마트가 대거 자리하고 있어서다. 현재 S점에서 직경 350여m 안에는 S점을 비롯한 CU 5곳, GS25 3곳, 세븐일레븐 3곳, 동네마트 1곳 등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S점 개점 당시에만 해도 이 구역에는 동네마트 5곳과 CU 4곳, 중소편의점 2곳, GS25 1곳 등이 공존했다. 이후 S점에서 직선으로 170여m 떨어진 곳에 CU O점이 문을 열면서 동네마트는 5곳은 모두 문을 닫았고, S점에서 200여m 떨어진 CU D점이 2010년에 중반 처음 폐점했다.

S점 출점 이후 세븐일레븐 1곳도 인근에 출점했지만 6개월이 안돼 폐업했고, S점과 0점 사이에 있던 미니스톱과 동네마트 1곳도 문을 닫았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편의점 브랜드 플러스 356도 개점했지만 바로 GS25로, 동네마트 1곳은 세븐일레븐으로 각각 간판을 바꿨다.
10여년 동안 이곳의 점포 총량은 변하지 않았지만 CU 등 대기업의 편의점 출점으로 동네마트는 설자리를 잃었다는 게 현지 동네마트 관계자의 말이다.
CU O점 출점 당시 S 점주는 “CU가 점주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출점하고 있다. S점을 미롯해 O점이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최저 임금(182만2480원) 수준이다.



이와 관련, CU 2011년 당시 “CU가 출점하지 않은면 경쟁사가 출점한다“고 일축했다.
성남시 중원구 자혜로 상황도 비슷하다.
자혜로에 있던 김밥점문점이 이달 초 CU K점 이름표를 달고 영업을 시작했다. K점 바로 앞에는 GS25가 130여m 거리에는 다시 CU J점이, J점 바로 앞에는 동네마트 H가 각각 버티고 있다.


CU K점에서 다시 직경 300여m 안에는 동네마트 6곳, CU 3곳, GS25 1곳, 세븐일레븐 1곳 등이 경쟁하고 있다. 골목골목에 편의점과 동네마트가 자리하고 있어, 편의점 수익이 제한을 받는 이유이다.
J점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서 10년 전에 CU H점이 문을 열었다. 바로 아래는 20년 토박이 동네마트 Q가 있다. CU H점에서 직선으로 130여m 거리에는 이동네 터줏대감 동네마트 O가 있다.


차혜로의 경우 동네마트와 편의점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편의점이 속속 폐업하고 있다. 동네마트 W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 대형 GS25가 지난해 영업을 시작했으나, 6개월이 채 안돼 철수했다.
아울러 CU J점 역시 조만간 페업한다는 게 동네마트 H점 관계자 말이다.
게다가 지난해 영업을 시작한 이마트24도 최근 무인아이스크림판매점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동네마트 H점 관계자는 “CU J점은 출점한지 5년 정도 됐다. 골목골목에 편의점이 대거 들어서면서 우리도 자구안으로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며 “시장은 그대로인데, 편의점 진출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 편의점의 과도한 출점은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250m 이내 편의점 신규 출점을 제한한 모범거래 기준을 만들었지만, 박근혜 전 정부가 2014년 이를 폐지한 점도 이 같은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CU 등은 자율 규제안으로 250m 내 신규 출점 제한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폐점한 복정동 CU S점주의 지적이다.
이처럼 점주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골목상권과 상생을 도외시한 CU 등의 무리한 출점으로 2019년 폐점률은 세븐일레븐이 5.8%, CU가 4.4%, GS25가 3.6%로 각각 파악됐다.

CU의 무리한 출점은 경쟁사 GS25에 따른 것이다.
BGF리테일로 출범한 2017년 첫해 BGF리테일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9387억원, 265억원, 280억원으로, GS리테일의 각각 8조2666억원, 1657억원, 1151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BGF리테일은 각각 6조1813억원, 1622억원, 1227억원으로 3년새 실적이 크게 증가했으나, GS리테일(각각 8조8623억원, 2526억원, 1545억원)을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BGF리테일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2017억원, 영업이익 803억원, 순이익 627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보다 9.5%(2774억원), 17.3%(173억원), 39%(176억원) 각각 크게 늘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GS25 매출은 4조4857억원, 영업이익 803억원, 순이익 597억원으로 주춤했다.

BGF리테일은 이 같은 실적 개선을 홍석조 회장의 급료 인상으로 보여줬다.
올해 상반기 홍 회장의 보수는 5억3800만원으로 전년 동기(5억2500만원)보다 2.5%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7.5%(1966억원→1622억원), 19.2%(1514억원→1227억원) 급감하면서, 이기간 홍 회장 급료도 1.4%(21억4700만원→21억1700만원) 소폭 줄었다.
이들 기간 CU 직원의 급료는 각각 8%(2500만원→2700만원), 1.8%(5500만원→5600만원) 뛰었다.
CU가 가맹점주와 동네마트를 죽이고, 오너와 임직원의 배만 불린 꼴이라는 게 동네마트 한 관계자의 일성이다.
CU의 꼼수 마케팅도 도마 위에 올랐다.
CU 등은 연중 기획 행사로 한개 가격으로 2개를 주는 1+1, 혹은 2개 가격으로 3개를 주는 2+1 등의 판촉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CU가 S탄산음료(가격 1800원) P제품에 대해 2+1 행사를 하고 있지만, CU 일부 점포는 같은 가격의 같은 기능성 제품 ZP와 P를 P, P, ZP, ZP, P, P 등으로 P와 ZP를 섞어서 진열한다.

고객이 자세히 보지 않고 3개를 구입하면 가격은 3600원이 아닌 4800원이 된다. CU가 실제적인 가격 할인 없이 음료를 판매하는 것이다.
성남시 자혜로 인근에 사는 회사원 김진아(50, 여) 씨는 “지난주 아이와 함께 CU 점에 가서 과자와 S탄산음료 행사 상품을 구입했다. 집에 와서 영주증을 보니 ZP 2개와 P 1개 등 4800원이 결제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CU의 꼼수마케팅이 놀라운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같은 상품에 대해 1+1 행사를 하고 있는 GS25는 두 제품을 별도로 진열하고 있으며, 가격은 모두 1800원이다.
이에 대해 GS25 한 편의점주는 “점주는 본사가 마련한 기획 판매 방침을 따를 뿐이다. 게다가 본사는 이 같은 제품 배치 정보도 알려준다”고 귀띔했다.
한편, 국내 편의점 점포는 2011년 2만1879곳, 2015년 3만1203곳, 2020년 4만7500곳으로 10년 사이 117% 크게 늘었다.
지난 현재 31.4%(1만4923곳)가 CU 간판을, 31%(1만4725곳)가 GS25 간판을 각각 달고 영업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37.6%(1만7850곳)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 플러스365와 중소 편의점 브랜드다. 이중 GS25 점포는 2011년 6307곳에서 지난해까지 8418곳으로 133.5%, CU 점포는 2015년 9409곳에서 최근 5년새 58.6%(5516곳) 각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동네마트는 7만6043곳, 6만4565곳, 4만여 곳으로 47.3%가 급감했다. 동네마트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올해 상반기에 3만5000곳으로 다시 12.5%가 문을 닫았다.
김성미 chengme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