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돌리기다”…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폭탄 돌리기다”…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10.2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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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면 큰 차…업력 61년·매출 33배 차, 모두 자본잠식
“부실이 부실 부른다”…“법원의 신중하고 엄정한 판단 필요”
채권단, 입찰금액 규모· 자금조달 능력·미래경영계획 등 평가
이달 말까지 M0U 체결…정밀실사 거쳐 11월 말 본계약 체결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부실이 부실을 부른다. 경남 함양에 있는 벤처기업 에디슨모터스(대표 강영권)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쌍용자동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법원에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양측은 초기 인수자금 규모와 인수 이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 등을 고려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법원허가를 거쳐 이달 말까지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달 정밀실사를 진행 이후 인수 대금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 업계는 예외적이라는 반응이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꼴이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쌍용차, 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쌍용차, 에디슨모터스

쌍용차는 1954년 1월 출범한 하동환 자동차제작소가 모태다. 이후 1962년 하동환자동차공업 주식회사로, 1977년 동아자동차(주),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된 후 1988년 쌍용차로 사명을 바꿨다. 쌍용차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GM(옛 대우자동차)으로 넘어갔다, 2000년대 중반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소속을 바꿨다. 2011년에는 인도 마힌드라 그룹 소속으로, 그러다 지난해 마힌드라가 쌍용차에서 손을 뗐다.

에디슨모터스는 2015년 7월에 발족한 한국화이바 차량 부문에서 비롯됐다. 이어 중국 타이치가 이를 인수하고 타이치 그린모터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7년 국내 기업인 이이에스(현 에너지솔루션즈)가 다시 인수해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역사만 보면 손자(6, 에디슨모터스)가 할아버지(67, 쌍용차)를 품는 셈이다.

경영 규모 면에서도 양사의 차이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쌍용차의 매출은 2조9502억원으로 에디슨모터스(897억9000만원)보다 33배 정도 많다.

다만, 쌍용차가 지난해 가상 최고의 영업손실(4494억원)을 기록하면서 에디슨모터스의 영업이익(28억원)에 뒤진다. 지난해 쌍용차의 사상 최고 순손실(5043억원) 역시 에디슨모터스의 순손실(16억원)보다 315배 이상 많다.

기업 규모 면에도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셈이다.

에디슨모터스 자본잠식에 부채비율 400% 넘어

같은 기산 쌍용차의 유동자산은 5467억원, 유동부채는 1조3285억원, 부채 총계는 1조8568억원, 자본 총계는 –881억원이다.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각각 524억원, 615억원, 855억원, 212억원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유동비율이 85%, 부채비율은 403.3%다.

기업의 지급 능력을 뜻하는 유동비율은 200 이상을, 자본의 타인 의존도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200 이하을 각각 유지하는 게 이상적이다.

이를 생각하면 에디슨모터스의 재무구조가 불안정하고,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부채를 탕감하고 회사를 정상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자본금 규모는 에디슨모터스가 345억원, 쌍용차가 7492억원이다.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쌍용차가 –9163억원, 에디슨모터스가 -278억원으로 양사 모두 자본잠식 상태다.

에디슨모터스는 직원 180명에 평균연봉이 4000만원에서 5000만원 수준이지만, 쌍용차는 임직원 4612명에 평균연봉 7938만원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본사와 제 1공장을 경남 함양군에, 전북 군산시에 제2 공장을 각각 두고 있다. 쌍용차는 경기 평택에 본사와 공장이 있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업 규모나 업력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향후 본계약 체결로 에드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한다고 해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실이 부실을 부른다. 법원의 신중하고 엄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완 관련 김필수 교누는 “폭탄 돌리기다. 쌍용차는 누가 인수해도 수명 연장일뿐 회사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다”며 “친환경차를 개발해도 팔리지가 않는다. 단적으로 올해 1∼9월 국산차 내수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87.5%다. 에디슨모터스는 유동성 확보와 쌍용차 노조 설득 문제 등 인수까지 첩첩산중”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자, 김필수 교수는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후발 3사를 묶어서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줘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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