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교역, 불황형 흑자 ‘끝’…1~5월 무역적자, 25년만 ‘최악’
韓 교역, 불황형 흑자 ‘끝’…1~5월 무역적자, 25년만 ‘최악’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2.06.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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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政 “석유가격 급등發, 수입액 고공탓”
수출 19개월째 상승, 역대 5월 최고…“무역 성장 지속에 역량 집중”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교역이 지속한 불황형 흑자 시대가 막을 내렸다. 지난달 우리나라 월간 수출이 사상 두번째 규모를 기록했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또 기록해서다.

공급 불안정성 등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치며 수입증가율이 12개월째 수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08년 위기 당시 적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산 지역도 최근 국내 중고차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부산항. 사진=정수남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또 다시 무역수지 적자에 빠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 사진=이지경제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이 주요 품목 전반의 고른 선전에 힘입어 두자릿수대 성장을 이어가며 역대 5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21.3% 증가한 615억2000만달러, 수입은 32.0% 증가한 632억2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은 역대 1위, 반도체·철강 등 수출은 역대 5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월 수출 600억달러 돌파에 기여했다.

우리 수출은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 수출은 2020년 11월(3.9%)부터 12월(12.4%), 2021년 1월(11.4%), 2월(9.5%), 3월(16.6%), 4월(41.1%), 5월(45.6%), 6월(39.7%), 7월(29.6%), 8월(34.9%), 9월(16.7%), 10월(24.0%), 11월(31.9%), 12월(18.3%), 2022년 1월(15.2%), 2월(20.6%), 3월(18.2%), 4월(12.3%)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수출액은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다. 기존 최고치인 지난해 5월(507억달러) 실적을 100억달러 이상 상회한다. 역대 월 기준으로는 올해 3월(638억달러) 이후 두 번째 규모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8% 증가한 2926억달러로 역대 5월 누적 수출액 중 1위다.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으로 역대 1위를 기록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물가와 공급망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과 전년 기저효과에도 수출은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19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무역수지 2개월 연속 적자 

고공행진하는 에너지 가격에 수입액은 더 가파르게 늘어 무역수지는 두달 연속 적자였다.

무역수지는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두 달째 적자였다. 지난달 수입은 1년 전보다 32% 늘어난 63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며 에너지원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무역수지는 1월 적자를 보였다가 2~3월 흑자로 돌아섰지만 4월부터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당초 3월 수출입 잠정 수치 발표 당시 3월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인 것으로 잠정 집계돼 5월 무역수지가 적자일 경우 3달 연속 무역적자일 것으로 예상돼 왔다.

최근 확정치는 2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약 78억5000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무역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무역적자는 우리와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2021년 8월 이후 9개월 만에 15대 주력 품목 수출액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주요 품목 수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23개월 연속 증가해 1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한 115억5000억달러로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황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투자로 대표되는 서버 물량이 지속되며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석유제품 수출액 107% 급증…11년만에 1위 기록

석유제품 수출액은 107.2% 급증한 64억1000만달러로 역대 1위 수출 기록을 세웠다. 고유가 영향으로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과 높은 가동률이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수출액은 18.9% 늘어난 41억5000만달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본격화된 지난해 5월의 기저효과와 전기차 등 고부가 차량 수출이 증가한 영향 덕분이다.

바이오헬스(24.6%)·이차전지(13.9%) 등 신산업 품목도 역대 5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석유화학(51억8000만달러, 14%), 철강(36억6000만달러, 26.9%), 컴퓨터(16억5000만달러, 29.1%), 선박(19억7000만달러, 44.8%), 가전(7억8000만달러, 10.9%) 등 품목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일반기계(44억1000만 달러, 3.2%), 디스플레이(15억2000만 달러, 0.1%), 차부품(19억6000만 달러, 7.6%), 무선통신(13억 달러, 8.4%), 섬유(11억2000만 달러, 4.3%) 등 품목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9대 주요 지역 중 8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아세안·미국·유럽연합(EU)·인도로의 수출은 두 달 연속 해당 월에서 1위 실적을 냈다. 봉쇄 여파로 지난달 감소한 중국으로의 수출도 플러스 전환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를 포함한 CIS 지역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29.2% 늘어난 96억2000만달러였다. 제조업 기반 경기확장 추세 속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상위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해 역대 3위 실적이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은 23.5% 늘어난 60억5000만달러였다. 유로존 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생산·소비가 회복되며 중간재 중심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이다.

亞수출 23%↑…반도체 등 7개월째 100억弗 웃돌아

아세안으로의 수출액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수요가 늘어 23% 늘어난 106억4000만달러로 7개월째 100억달러를 웃돌았다.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19.9% 늘어난 28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인도, 중남미로의 수출액은 각각 70.3% 늘어난 16억9000만달러, 32.5% 증가한 27억달러였다.

대(對) 중국 수출액은 1.2% 증가한 134억1000만달러였다. 지역 봉쇄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석유화학·무선통신 등 수출이 증가해 플러스 전환했다. 중동 지역 수출액은 48.8% 증가한 15억6000만달러였다. CIS 지역 수출액은 37.9% 감소한 6억8000만달러였다.

정부는 수출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도전을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도약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업계·관계부처와 논의하며 투자 활성화와 규제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를 주도하고 산업 공급망을 강화·안정시킬 수 있는 신통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양 장관은 또 “우리 경제의 주된 성장 엔진인 무역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업이 직면한 금융·물류 상황을 분석하고 업종별 특화 지원 등 수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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