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넉 달째 무역적자…한국경제 ‘빨간불’
‘고유가’로 넉 달째 무역적자…한국경제 ‘빨간불’
  • 김진이 기자
  • 승인 2022.08.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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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7월 수출입 동향’ 실적 발표
수출 607억불…동월 기준 역대 최대
수입 654억불…에너지 수입 91% ↑
반도체 수출 112억달러…7월 중 최고
​​​​​​​對中무역수지, 30년만 3달연속 적자
이창양 “8월 중 수출 대책 발표 계획“

[이지경제=김진이 기자]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우리 수출은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21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율이 두 달 연속 한 자릿수에 머무르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주요 에너지원 수입액이 급증하고 반도체·농산물 등 수입액까지 늘면서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4달 연속 무역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약 14년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30년만에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전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달중 긴급 종합 수출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컨테이너가 가득찬 부산항. 사진=뉴시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컨테이너가 가득찬 부산항. 사진=뉴시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입 동향’을 통해 지난달 수출액이 607억달러로 전년 대비 9.4%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7월 수출액 중 최고 실적이다.

우리 수출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월별 수출액 증가세는 ▲1월 15.2% ▲2월 20.6% ▲3월 18.2% ▲4월 12.3% ▲5월 21.3% ▲6월 5.4%를 기록했다.

다만 6월부터 월별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같은 기간 수입액은 1년 전보다 21.8% 늘어난 653억7000달러를 기록해 수출액을 상회했다.

특히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1년 전보다 90.5% 늘어난 185억달러에 달하는 등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우리 산업 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25%)와 밀(29.1%)·옥수수(47.6%) 등 농산물 수입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 적자를 내며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원 중심 수입 증가가 수출 증가율을 상회함에 따라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독일, 일본 등 주요국도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에는 15대 주요 품목 중 7개 품목 수출이 늘었다.

특히 석유제품·자동차·이차전지 등은 월간 기준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대표 효자 품목인 반도체도 역대 7월 중 최고 실적을 내며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 오른 112억1000만달러였다. 소비자용 IT 수요가 둔화하고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축소 결정에도, 월 수출액은 2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15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화물연대 운송 거부로 인한 선적 지연 물량이 이월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일부 해소와 친환경차 수출 호조세 등으로 25.3% 증가한 51억4000만달러였다.

석유제품 수출액도 86.5% 급증하며 67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25억5000만달러·29.2%)은 해양플랜트 수출, 이차전지(8억8000만달러달러·11.8%)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기조 등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밖에 철강(33억1000만달러·5.2%), 차부품(20억3000만 달러·2.1%)도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컴퓨터 수출액은 고(高) 인플레이션 등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감소해 소비자용 SSD 수출이 둔화하며 27.3% 감소한 10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석유화학 수출은 시항 악화 등으로 1.7% 줄어든 46억7000만달러를 거뒀다.

이밖에 디스플레이(17억7000만달러·-2.7%), 바이오헬스(11억7000만달러·-12.1%), 가전(6억8000만달러·-18.7%), 일반기계(42억9000만달러·-2.9%), 섬유(10억3000만달러·-9.6%), 무선통신(11억3000만달러·-3.5%) 등 품목 수출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을 지역별로 보면 9대 지역 중 5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석유화학 등 품목이 선전하며 14.6% 늘어난 100억달러로 역대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대아세안 수출도 20.9% 증가하며 9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반도체·석유제품·디스플레이 등 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반도체·차부품·철강 등 품목 수출이 늘어 14.6% 증가한 61억달러를 달성했다.

반면 최대 교역국인 대중국 수출은 132억4000만달러로, 2.5% 감소했다. 2분기 경기 둔화세가 본격화되고 무선통신·컴퓨터 등 품목 수출이 줄어서다.

인도 수출은 석유화학·철강·일반기계 등 수출 증가로 92.4% 증가한 23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중동 지역 수출도 석유제품·철강 등 판매 호조로 14억9000만달러로 11.7% 늘었다.

대일본 수출은 1.4% 감소한 25억3000만달러, 중남미 지역 수출은 7.9% 감소한 21억7000만달러였다. CIS 수출액도 10억6000만달러로 5.7% 줄었다.

정부는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한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총력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6월 이후 수출 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며 수출 성장세 둔화와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산업·무역을 둘러싼 리스크 관리와 함께 우리 수출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8월 중 종합 수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우리 산업·무역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적 산업 생태계 구축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이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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