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美바이오젠과 10년 지분 정리…“바이오 사업 가속”
삼성바이오로직스, 美바이오젠과 10년 지분 정리…“바이오 사업 가속”
  • 정윤서 기자
  • 승인 2022.0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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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바이오젠 보유 에피스 지분 2.8조에 전량 매입
의사결정 빨라진 삼성, ‘미래 바이오 사업’ 가속도
​​​​​​​치매 신약부진 바이오젠, 지분매각으로 2조 차익

[이지경제=정윤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34만1852주 전체를 23억 달러(한화 2조765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매입 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인수를 계기로 ‘제2 반도체 신화’에 도전하는 삼성 바이오 사업의 미래 준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바이오젠은 지분 매각으로 10년 만에 약 2조원의 차익을 남겼다.

삼성과 바이오젠의 관계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삼성은 2011년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의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2년 설립했다. 바이오 사업에 노하우를 가진 파트너가 필요했고 당시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하기 위해선 외자기업의 지분 투자도 필요했다.

바이오젠은 1978년 설립 이후 신경질환 분야에 강점을 가진 바이오 기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각으로 바이오젠이 10년 만에 올린 차익은 약 2조원 상당이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805억원(85%), 바이오젠이 495억원(15%)을 출자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에 최대 절반의 지분(50%-1주)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고 바이오젠은 2018년 6월 콜옵션을 행사해 에피스 주식의 50%-1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콜옵션 행사금액은 7595억원이다. 투자 당시 495억원과 콜옵션 행사금액 7595억원 및 유상증자 금액을 포함해 8000억원대를 투입한 바이오젠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2조원의 차익을 올리게 됐다.

삼성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바이오젠의 지분매입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바이오젠은 최근 치매 치료 신약 ‘아듀헬름’ 등의 부진을 겪으며 구조조정까지 감행했다. 아두헬름의 작년 3분기 매출은 단 3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400만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100% 확보하며 삼성 바이오의 미래 사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사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의 이사가 동수로 구성돼 사업 결정 시 양쪽의 의견이 모두 일치해야 진행될 수 있었다.

지분관계 정리로 향후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민첩성이 높아져 에피스의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독자적으로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역량과 더불어 지난 10년간 바이오젠과의 협업을 통해 축적된 에피스의 개발·임상·허가·상업화의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 바이오 사업은 글로벌 캐파(CAPA)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에피스의 검증된 바이오시밀러 제품 독자 개발 역량, 이에 더한 신약 사업 진출 가능성까지 확보했다”며 “CDMO·바이오시밀러·신약을 3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 기반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분 관계는 정리되지만 마케팅 파트너십 관계는 이어가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바이오젠을 통해 유럽 시장에 판매해 왔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3종 및 향후 출시될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 등에 대해 공동 파트너십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동 마케팅에 대해선 총 23억달러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추가로 지급되는 ‘언 아웃(Earn-out)’ 비용 5000만달러로 처리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계약은 1차 대금 10억달러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 지분 매입과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총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세계 최대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4공장을 건설 중이다. 하나의 공장에서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멀티모달 공장도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인천 송도 11공구에 현재 사용 중인 부지(27만㎡)보다 규모가 큰 35만㎡의 제2캠퍼스 추가 부지 계약도 연내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다.


정윤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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