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위스키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위스키 시대에 살고 있다”
  • 김선주 기자
  • 승인 2023.07.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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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량 1만6900톤으로 사상 최대…전년比 50.9% 급증
“접근성 낮아지고 ‘가치’ 중시하는 소비자층 늘며 인기”
‘로얄살루트’가 지난 5월 열린 영국 찰스3세 국왕 대관식을 기념해 영국 군주와 왕실에 대한 헌사의 의미를 담은 ‘로얄살루트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을 출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500병, 국내에서는 단 9병만 만나볼 수 있다. 위스키 소비량이 늘면서 위스키 브랜드들이 다양한 상품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이지경제=김선주 기자] 올해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이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다른 주종에 비해 종류가 다양해 위스키를 선호하게 됐다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나온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카치, 버번, 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69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기록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0.9% 급증한 수치다. 위스키 수입액도 2021년 상반기 7600만달러에서 지난해 상반기 1억2000만달러로 증가, 올해 상반기에만 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고급술로만 여겨지던 위스키 인기는 낮은 연령대로 이동하고 있다. 30·40세대가 주로 찾던 위스키가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20·30세대로 확장돼 대중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실제 MZ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를 '하이볼(위스키나 보드카와 탄산수를 혼합하는 음료)' 형태로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위스키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CJ CGV 등에서는 소비자의 하이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하이볼바 ‘HIGH, SINCHON’을 오픈하기도 했다. CGV신촌아트레온 2층에 위치한 이 하이볼바에서는 짐빔, 가쿠빈, 수이진 등 다양한 위스키에 클럽소다, 토닉워터, 진저에일 등의 탄산을 타준다. 편의점에서도 캔으로 된 하이볼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집에서 위스키를 즐긴다는 한 30대 초반 소비자는 “소주와 맥주에 비해 고도주를 먹었을 때 깔끔한 느낌이 들어 위스키를 찾게 됐다”며 “집에도 위스키장과 전용잔 등을 구비해 놓고 자주 즐긴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에 위스키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앱으로 주문하기도 하고 구하기 어려운 위스키를 시음하고 싶을 때 위스키숍을 방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30대 중반 소비자는 “나이에 따라 수입이 오르면서 위스키를 찾게 됐다”며 “소주는 종류가 적은데 반해 위스키는 종류가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고 밝혔다. 위스키를 둘러싼 역사와 각 브랜드의 뒷배경 등을 알고 마시다 보면 술자리 이야기가 더 풍부해지고 숙취가 덜해 선호하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부산에서 칵테일바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소주값이 많이 오른 영향도 있지만 소비의 흐름 자체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금액이어도 취할 때까지 마시냐, 분위기 좋게 마시냐의 가치가 달라졌고 이전에 비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펍에서도 쉽게 위스키를 찾아볼 수 있게 돼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렌피딕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20·30세대의 양면적 소비가 증가했고 이로 인한 스몰 럭셔리 유행이 한국 위스키 소비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싱글몰트의 경우 개인의 취향이 뚜렷하게 반영되는 주종으로, 위스키바 등에서 데이트를 즐길 때 많이 찾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판매량의 43.3%는 30대가, 39.6%는 20대가 구입했다. CU의 위스키 구매자 연령대 추이 자료 역시 국내 2030의 위스키 소비량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로얄살루트 브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혼술·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유흥 채널에서 주로 소비되던 위스키가 가정에서 즐기는 주류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지금의 성장세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에는 '디깅(Digging) 소비 문화' 정착으로 위스키 브랜드의 역사와 헤리티지를 탐구하며 위스키 블렌딩과 풍미 그 자체에 집중해 위스키를 보다 심도있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싱글몰트 위스키를 비롯해 몰트 블렌디드, 그레인 블렌디드 등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들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남들과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의 성향과 잘 부합해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의 트렌드와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선주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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