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신중’ 강조...9연속 기준금리 얼리나
한은, 금리인하 ‘신중’ 강조...9연속 기준금리 얼리나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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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열려
물가 상승률·가계부채 부담 여전...국제 유가도 상승 가능
“당분간 지난해 시장금리 급락 되돌리는 장세 지속될 것”
11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11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웃도는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인상(연 3.25%→3.5%)한 이후 같은 해 2·4·5·7·8·10·11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8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는 가계부채와 저성장,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확산 등도 한은 금통위의 금리 조정을 신중하게 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6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한은의 목표치인 2%는 상회했다.

지정학적 분쟁에 따라 국제 유가가 더 오를 것이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다음달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농산물 등 생활물가도 여전히 높다”며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은은 지난달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에 실패했던 사례를 보면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에 기인하는 경우가 다수였다”며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하면서 정책당국이 성급하게 완화기조로 전환한 경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추이 그래프. 이미지=뉴시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는 22일 수정 경제 전망도 발표하는데,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기존 전망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제시한 바 있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하며 지난해 11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밀린 점도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낮추기 보다 동결을 지속하고 시장을 관망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미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5.25~5.50%를 유지해 한·미 기준금리 역전 차는 2.00%포인트(p)에 이른다.

연준은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금리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물가가 2%에 안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 보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1월 FOMC에서 3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진 데 이어 지난달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하반기로 미뤄진 상황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 0.1%를 웃돌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5% 올라 예상치 0.1%를 상회했다.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첫 정책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예측을 올 3월에서 6월로 바꾸고 있다.

물가와 가계부채, 미국 상황을 종합하면 최소 상반기 내 한은의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한국이 과거 금리 인상기에서 겪었던 경기침체를 유사하게 겪게 될지에 대해서조차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며 “원자재 순수입국인 한국은 비용인상 압력을 미국보다 더 크게 받으며 상반기까지 근원 물가가 2%까지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2008년 미국 연준이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는 다르게 한국은행은 유가상승 압력을 더 강하게 받으며 추가적으로 더 인상한 이후에 인하를 단행했다"며 "당분간 지난해 11월과 12월 경험했던 시장금리 급락을 되돌리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전망헀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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