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괜찮겠지?"…다시 환영받는 변동금리 주담대
"올해는 괜찮겠지?"…다시 환영받는 변동금리 주담대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1.0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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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형 주담대, 지난해 11월 43%까지 확대...고정금리 상품과 비등
한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변동금리 강세 불러..."금리상승 리스크 해소"
정부,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 추진...통화정책 효과·주거이동성 약화 우려
이미지=픽사베이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고금리 시대에 외면받던 변동금리 주담대가 다시금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예측이 퍼지면서 금리 인상 리스크가 적다고 판단한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 주담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한 주담대 중 고정금리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56.7%로 집계됐다. 고정금리 비중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22년 9월(50.1%)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은행 주담대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해 4월 80.7%까지 높아진 바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끝없이 올리면서 변동금리대출의 이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월별 주택담보대출 잔액 중 고정금리·변동대출 비중. 이미지=한국은행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은행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은 지난 9월 75.2%에서 ▲10월 67.2% ▲11월 56.7%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 비중은 ▲9월 24.8% ▲10월 32.8% ▲11월 43.3%로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이어 올해에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 변동금리 강세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한국은행도 뒤따라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보통 주담대는 금리상승기에는 고정금리형 수요가 늘고 금리하락기에는 변동금리형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띤다. 대출을 새로 받는 차주 입장에선 향후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이자 비용을 최대한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 향후 대출 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택하는 차주가 많아진다.

실제 한은이 실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금리수준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내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그간 오름세를 지속하던 시중금리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주담대 간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 축소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은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주담대 중 변동금리형 평균 금리는 고정금리형보다 0.93%p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이 차이는 0.02%p까지 좁혀졌다.

가계부채 질적구조 개선을 위한 고정금리대출 확대방안 개요. 사진=금융위원회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금리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상환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가계부채 질적구조 개선을 위한 고정금리대출 확대방안을 발표한 이후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고객들이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당기간 저금리가 지속된 상황에서 국민들이 금리상승시의 채무부담보다 당장의 저금리 상품을 이용하는데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금리 상품에 비해 높은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등으로 고정금리 대출 선호도 낮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통화정책의 전달을 약화시키고 ▲금융시스템의 금리리스크 노출 확대로 인해 금융안정을 저해하며 ▲사회 전반의 주거이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단점을 지목하고 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구조는 소비자의 경험 등 수요 측면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지나치게 금리 고정기간이 긴 주택담보대출보다는 10~15년 등 중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화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경기침체 시 대출조건을 조정하도록 사전에 약정하거나 주택가격지수와 연계하는 비전통적인 주택담보대출 시장 조성 등의 정책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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