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결공정서 석회석 대체재로…폐자원 선순환으로 환경 문제 해결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국내 철강업계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위해 손을 잡았다.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 등 버려지는 패각(貝殼)을 제철공정 원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필요한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석회석은 소결광의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3사의 공공 연구 끝에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최근 획득했다.
이로써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패각은 국내에서 연간 30~35만톤 정도 나온다. 다만, 활용 방안이 없어 바닷가 등에 방치되면서 파각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떠올랐다.
실제 경남과 전남 어촌 마을 등에 패각 폐기물 92만톤이 수년째 방치돼 있으며, 이는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게 해양수산부 설명이다.
패각 약 92만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소나무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인 41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양사 분석이다.
앞으로 양사가 패각을 재활용하게 되면 환경문제 해결을 비롯해 자원 절약 등 경제성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패각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현대제철과 포스코를 지원하고 나섰다.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산업경제성 향상과 연안 환경보호를 골자로 하는 5개년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제도, 연구개발(R&D), 인프라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 공급업체뿐만이 아니라 패각 산지의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폐자원 선순환을 통한 ESG 경영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도 철강업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앞장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현대제철은 강조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제선부터 제강까지 모든 철강공정에서 ESG 경영을 구현하게 됐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