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불가’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전 이력 관리
[이지경제=이승렬 기자] SK지오센트릭이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라스틱 리사이클(재활용) 소재의 이력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블록체인은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로, 거래 참가자들이 같은 거래 내용을 나눠 갖고 함께 변경 여부를 기록·관리해 나감으로써 부정거래를 방지할 수 있어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불린다.
데이터가 담긴 ‘블록(Block)’을 컴퓨터 여러 대에 동시 복제해 저장하고 이를 ‘체인(Chain)’처럼 연결해 서로의 진위 여부를 대조해 검증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무단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해 가상화폐, 금융인증 등의 분야에서 신뢰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 기술이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사용되게 된 이유는 수거된 폐플라스틱의 출처와 안전성에 대한 일부의 의구심 때문이다. 재활용을 거쳐 탄생한 재생소재 부품이 갖고 있는 성분의 적합 여부도 완제품 생산업체들이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기존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 플러스 인증’에서 한층 더 나아간 정보들이다. ISCC PLUS 인증은 바이오 기반 및 재활용(순환자원) 원자재에 대한 지속가능성 인증제도다.
SK지오센트릭이 도입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의 이력관리 플랫폼에는 폐플라스틱 확보부터 이를 재활용해 소재와 최종 제품을 생산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기록된다.
중간 생산자와 소비자는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로 이력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원료가 된 폐플라스틱의 종류와 출처는 물론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활용된 소재 각각의 비율이 이력 정보에 포함된다. 중간 생산자에게 필요한 소재의 품질 등급과 같은 세부 정보도 마찬가지로, 재활용 소재의 적합성에 대한 인증 절차와 비용도 줄일 수 있다.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는 이력정보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으로 증명돼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소재 구매자 등 이해관계자들과 이메일로 공유할 수 있다.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면서 고객사와 소비자의 이러한 고민을 확인했고,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력 플랫폼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은 체계적인 이력 관리가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의 신뢰를 높여 관련 산업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체에 해가 없고, 재활용에 적합한 양질의 폐플라스틱 거래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 소재별 수요, 품질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산업현장에서 효율적인 자원배분 또한 가능해진다.
올해 하반기 중 착공을 앞둔 SK지오센트릭의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울산 ARC(Advanced Recycle Cluster)’가 본격 가동돼 시장에 유통되는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 규모가 커지면, 소재 이력을 찾는 시장의 이해관계자 또한 많아질 전망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플라스틱 재활용이 확산하려면 시장 내 이해관계자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이력 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고객이 보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지속 발전시켜가겠다”고 말했다.
이승렬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