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최대 하락…외식 등 고공행진
[이지경제=김진이 기자]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4개월만에 3%로 내려왔다.
석유류 가격이 지속하락하며 물가상승률을 낮췄으나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은 상승폭을 넓혔다.
4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작년 2월(3.7%) 이후 처음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올해 1월(5.2%)까지 5%대 물가를 이어갔다. 이후 2월(4.8%), 3월(4.2%) 4%대로 상승폭이 둔화하더니 지난달 3%대까지 내려왔다.
석유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석 달째 하락했다.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2월(-0.05%포인트)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기여도는 -0.90%포인트로 3월(-0.76%포인트)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1.0% 올라 전월(3.0%)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농산물은 1.1% 올랐다. 농산물 중 채소류는 7.1% 올랐다. 축산물은 1.1% 하락해 석 달째 하락했으며 수산물은 6.1% 올랐다.
가공식품도 7.9% 올라 전월(9.1%)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전월(5.8%)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외식이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23.7% 올라 전월(28.4%)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고 작년 4월 인상에 따른 상승률 차이가 없어진 결과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13개월 연속 4%대를 웃돌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4.0%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의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7%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이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