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서프라이즈는 없고, 남은 건 경기지표 확인의 시간

[이지경제=여지훈 기자] 시진핑 3연임의 출발점인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3일 폐막하며 9일간의 정치 이벤트가 끝났다. 중국 양회는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로, 한 해 중국 정부의 경제·정치 운영방침이 정해지는 자리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슈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많은 이목이 집중된 이유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5.0% 내외’로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목표치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강제적 목표라기보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서, 올 한 해 과도하면서도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지양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도 과도한 경기 부양보다는 안정적 성장에 더 부합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0%로, 지난해 2.8%에서 소폭 상향하는 수준에 그쳤다. 총통화증가율도 명목 GDP 증가 수준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의 재정수지가 크게 악화된 데다 여전히 금융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등에서 발생한 리오프닝발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양회에서 정책 서프라이즈는 없었으며, 앞으로는 펀더멘탈을 확인하는 시간이 도래할 것이란 평이다. 특히 최근 터진 미국의 SVB 파산에도 불구, 양회 이후 실물지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부각되면서 중국 증시는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 15일에는 1~2월 합산 실물지표(소매판매·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 연구원은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3%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산업생산 또한 2%대 증가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고정자산투자의 경우 부동산 경기침체와 인프라투자 공백기를 고려할 때 전월 대비 소폭 눌림목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다음 날인 16일 발표될 부동산 지표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며 “현재 침체를 겪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의 변곡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중국 정부가 신규 고용 목표로 1200만명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100만명 증가한 수준으로, 팬데믹으로 크게 높아진 청년 실업률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민간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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